한국판 ‘야마시타 골드’ 환상… 경상도에 매장량 5경원대 금광 있다?
지난해 11월 한 필리핀 교민이 권용일씨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금괴 사진 석 장이 첨부돼 있었다. ‘야마시타 골드를 찾았다는 사람이 증거로 제시한 겁니다. 발굴이 시작되니 투자하랍니다. 믿어도 좋을지….’
태평양전쟁 막바지 필리핀 주둔 일본군 사령관이 야마시타 도모유키였다. 패색이 짙어지자 동남아에서 약탈한 금을 필리핀 모처에 은닉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온다.
권씨는 답장을 썼다. ‘사진의 금괴는 황동에 질산을 뿌렸을 때의 빛깔입니다. 누군가 금이라 속이려다 질산 테스트에 적발됐던 황동덩어리를 가져온 모양입니다.’ 한국판 야마시타 골드도 있다. 패망 직전 금을 수송하던 일본 군함이 미군 폭격에 한반도 근해에서 침몰했다는 설이다. 반세기 동안 여러 입을 거치며 그 금의 가치는 50조원대가 됐다. 전북 군산, 전남 진도, 경남 거제 등지에 보물선 탐사대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권씨는 인터뷰 도중 ‘5경 금광’을 아느냐고 물었다. “2∼3년 전 금값이 폭등할 때 한 노인이 광산 사업계획서를 들고 다녔어요. 경상도에 매장량 5경원대 금광이 있다며 투자자를 모았죠. 5조원이 아니라 5경원이요. 부산 베트남 금괴, 경기도 시흥 주유소 금괴, 서울 화곡동 금괴도 있는데….”
“그건 뭐죠?”
“베트남전쟁 때 현지에서 많은 금을 밀반입한 한국 정부가 이를 정치자금화하려 한다는 게 베트남 금괴 루머예요. 시흥 모 주유소 지하, 화곡동 모처에는 일제가 수조원대 금을 묻어놨대요. 황금빛에 눈이 멀면 이런 게 사실로 들리나 봐요. 돈 날린 사람 많아요.”
금을 미끼로 한 사기는 금값이 치솟거나, 금리가 낮거나, 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 기승을 부린다. 금 관련 인터넷 카페 회원이 불어나던 지난해는 이 세 조건도 모두 충족된 때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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