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술 역조 벗어날 희망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특허 기술을 무단 사용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줄줄이 소송에 걸렸다. 애플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 22개사가 대상이다. 예상되는 로열티 수입이 대략 3억 달러라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3세대(3G) 이동통신과 관련해 7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연구원은 이번 소송에서 4건을 문제 삼았다. 동영상 등 전력 소모가 많은 3G 휴대전화의 전력 소모량을 20% 정도 줄임으로써 배터리를 장시간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대부분의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사용하고 있어 매출 여하에 따라 로열티 수입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은 IT 분야 상품 수출에서 2007년 이래로 세계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핵심 원천기술에서는 일본 등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과 LG가 세계 LCD(액정화면) 시장의 반 이상을 장악했지만 핵심 부품인 필름 편광막 액정 백라이트 등은 주로 일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휴대전화의 핵심 부품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술 수출액을 기술 수입액으로 나누어 평가하는 기술무역수지배율은 2007년 현재 0.43배로 일본 3.49배, 미국 2.12배, 영국 1.97배 등 기술 선진국들에 크게 못 미친다. 기술 수출액보다 배 이상의 기술 수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기술무역수지는 만성적인 적자 구조다. 2008년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31억4000만 달러로 5년 전보다 29.7%나 늘었다.
매년 3조∼4조원의 로열티를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한국 경제의 현실에서 이번 ETRI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우리나라가 IT, 자동차, 조선 등의 분야에서 제조업 강국의 지위에 이르렀음은 물론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제부터는 내실을 기해 최종 제품뿐 아니라 관련 분야의 원천기술에서도 강자의 면모를 갖춰가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육성하고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 결과 성과가 쌓일 때 비로소 우리 경제는 선진화를 이룰 수 있다. ETRI의 쾌거에 거듭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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