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이혜경] 축구를 꿈꾸는 아이들
요즘 TV에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광고가 많다. 직원들이 김장을 해서 지역사회의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 나누어주고 서로 밝게 웃는 장면이라든가, 비탈진 좁은 골목길에서 직원들이 땀 흘리며 연탄을 배달하는 장면들이 많다. 물건을 사라고 악다구니하는 내용보다 이런 사회공헌 TV광고를 보게 되면 마음이 훈훈해져 온다.
내가 하는 일 중에 붉은악마 서포터스의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이 있다. 2007년부터 3년간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25명에게 매달 축구훈련비와 축구용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지원을 받는 아이들은 늘 자신감이 없고, 자기 상처가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친구도 쉽사리 사귀지 못하는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붉은악마 서포터스의 지원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 왔다. 지원을 받는 동안 아이들은 후원자에 대한 고마움으로 일 년에 두 번씩은 감사편지를 써 보냈다. 운동하느라 햇볕에 그을린 손으로 직접 연필을 눌러 쓴 편지들이었다. 편지는 ‘축구’라는 든든한 친구를 만들어 준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이들은 더 이상 ‘혼자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축구를 하면서부터 주변에서 칭찬도 받게 되었고, 점차 일상생활에서도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였다. 축구를 잘하게 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농담도 할 줄 알고, 스스로 나서서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도 하였다. 가끔씩 나를 만나면 지역 축구대회에 나가서 1등을 했다느니, 자기가 우승 골을 넣었다느니 하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 아이들에게는 3년이라는 약속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예정된 지원금이 끊기면 매달 학교 축구부에 돈을 내면서 훈련을 받아오던 프로그램 자체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이제야 밝은 웃음을 되찾기 시작했는데…”라는 마음에 아이 몰래 주변을 수소문해서 후원자를 개발해 보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란다.
예전에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던 ‘부산 소년의 집’ 축구단이 있었다. 시설아동들이 다니던 중학교 팀이었는데, 짧은 머리에다 특유의 단결력과 파이팅으로 전국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해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전국에 흩어져 저마다 꿈을 키우고 있는 우리 아이들도 그 '소년'들과 비슷한 처지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외롭게 자라면서도 “박지성 형 같은 선수가 되어 어려운 아이들을 도울 거예요”라고 말하는 새싹들이다. 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길도 익힌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의 꿈과 행복을 계속 이어줄 수 있을까.
이혜경 한국아동복지협회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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