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페어러브’] 50대 노총각, 친구 딸에 대한 떨림

Է:2010-01-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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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페어러브’] 50대 노총각, 친구 딸에 대한 떨림

도둑놈이라고 성토해야 마땅할 이야기가, 징그럽다고 느끼는 게 당연할지 모르는 연애담이 이토록 귀여울 수 있는 건 안성기의 힘이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페어러브’는 50대 노총각과 20대 여대생의 사랑이야기다.

나이 오십이 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형만(안성기)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그동안 모아둔 돈을 모두 날리고 집도 없이 사진 작업실에서 생활하는 노총각이다. 어느 날 형만에게 사기를 친 친구가 자신이 죽으면 혼자 남을 딸 남은(이하나)를 가끔씩 들러 돌봐달라는 말을 남긴 채 죽는다. 친구 장례식에도 가지 않았지만 형만은 결국 남은을 찾아간다. 이후 형만은 가끔 남은을 돌봐주러, 남은은 형만의 빨래를 해준다는 핑계로 둘은 잦은 만남을 갖기 시작한다. 초반부터 계속된 남은의 대시에 형만 역시 흔들리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둘은 연애를 시작한다.

나이 차가 아무리 나도 아빠 친구가 ‘오빠’가 되는 과정의 떨림은 여느 연애나 마찬가지다. 삐지고 달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

허름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연인을 만나러 달려가는 안성기의 모습은 첫 사랑에 빠진 노총각 그 자체다. 안성기는 카메라 앞에서는 진지한 장인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어린아이가 되는 형만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친구 딸에게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는게 어떻겠냐고 하는 대사에서도 어설픈 듯 귀여운 안성기의 표정과 말투를 보고 있자면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첫 선을 보일 당시 “안성기의 귀여운 연기만으로도 모든 것을 보상한다”는 이상용 평론가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안성기는 이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에 들어갈 때까지 3년을 꼬박 기다렸다고 한다.

이하나 역시 특유의 당돌함과 순수함을 내세워 아빠 친구에게 “아저씨, 예뻐요”라고 말하는 남은 역을 잘 소화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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