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15년째 사역 이주희 선교사 “국내 이슬람 공포증 역설적이게도 그들 뭉치게 할 것”
이주희(52) 선교사는 이슬람권인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15년째 사역을 펼치고 있는 선교사다. 합동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인터서브 소속으로 1995년 이 지역에 들어갔다. 그의 나이 37세 때의 일이다. 30대와 40대를 거쳐 50대 초반인 지금까지 인생의 황금기를 무슬림(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과 함께 지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그는 수많은 사역을 전개했다. 현지인들이 지도자가 된 교회들을 개척했으며 수도 비슈케크에 사립학교(SR아카데미 아리엘)와 신학교도 설립했다. 효과적인 기독교 사회사업을 펼치기 위해 키르기스스탄의 친구들(FOK)이라는 NGO도 만들었다. 철저하게 현지인 리더 세우기, 선교사 간 연합을 강조한 사역은 성공적이었다. 그 모든 일 가운데에는 무슬림들이 있었다. 인구 500여만명의 키르기스스탄은 강력한 이슬람 국가다. 크리스천은 1%인 5만명 정도. 그나마 대부분이 키르기스스탄에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이다.
15년간을 무슬림과 함께 살아온 이 선교사는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진 ‘이슬람 포비아(Islam phobia)’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슬람 포비아는 ‘이슬람 혐오증’이나 ‘이슬람 공포증’으로 번역된다. 말 그대로 이슬람이라면 무조건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이슬람 대처는 현재 ‘이슬람 포비아’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구분된다.
이 선교사는 이슬람은 결코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고 강조한다. 이슬람 선교의 최대 걸림돌은 바로 이슬람을 두려워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물론 이 선교사도 이슬람교와 그 종교를 믿는 무슬림들은 분명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이슬람권에서 사역하면서 한국교회나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과도하게 이슬람을 두려운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 선교사는 크리스천들이 이슬람을 적으로 느끼면 느낄수록 선교의 기회는 박탈당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철저히 무슬림과 함께 생활한 경험을 토대로 나온 말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그는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기자와 만나 “무슬림들에게는 철저히 사랑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로 들어온 무슬림들에게는 한국교회가 아낌없이 사랑과 나눔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교회가 국내 무슬림을 위한 전임 사역자를 파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무슬림들을 이슬람권 선교의 귀한 자원으로 받아들여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된 무슬림들이 스스로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선교사의 지론이다.
“한국에 들어온 무슬림들은 나그네입니다. 성경은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나그네에게 사랑을 베풀면 반드시 그 결실이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한국교회나 사회가 적대감을 보이면 보일수록 그들은 스스로 뭉치게 됩니다. 한국교회의 ‘이슬람 포비아’는 역설적으로 국내에 이슬람 공동체의 형성과 성장을 도와주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는 15년간 키르기스스탄에서 사역하면서 무슬림들에게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었을 때 반드시 그들도 자신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수없이 했다. 기독교의 생명과 진리, 사랑의 힘을 믿으며 적극적으로 다가갈 때 결국 완강하던 무슬림들이 개종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나그네와 같은 무슬림들이 교회에 가면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교회에 잘 정착한 무슬림 공동체들이 궁극적으로는 이슬람교의 확장을 저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선교사는 선교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한 사람을 찾아서 영적으로 키우는 일이라고 풀이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우리가 무슬림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도 분명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그 한 사람’이 있을 테니까요. 그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은 우리 믿는 자들의 의무입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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