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영혼의약국(38)

Է:2010-01-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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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캔디와 칼

일본 오사카의 스위스 호텔에서 일하는 첫째딸 은실이가 서울로 출장을 왔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축구경기장 근방에 체인 호텔을 건축하는 일의 자료조사차 방문한 오사카 스위스 호텔의 총지배인을 돕기 위해 온 것이다. 지근거리인 춘천까지 올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제 동생 밝음이를 불러 올려 같이 자면서 여러 날 지냈다. 어제 아침, 일을 마친 저는 일본으로 들어가고 집으로 내려오는 동생의 손에 엄마 아빠 할머니 선물을 서너 보따리 안겨 보냈다.

일본 과자, 6300엔짜리 보이차(이건 총지배인이 아빠를 주라고 특별히 비싸게 구입했다고 함. 지난여름에 우리 집을 방문해서 차를 함께 마신 적 있음), 차를 따르는 그릇, 가방 그리고 한국 인삼캔디 한 통이었다. 모두 일본에서 만든 물건들인데 그 중 하나만 아니었다. 인삼 캔디가 그것이다. 이건 외할아버지 몫인데, 그 멀리 일본에서 구태여 한국산 인삼 캔디를 사온 뜻을 모르겠다.

조선조의 통신사들이 일본을 왕래할 때 인삼과 호피(虎皮) 같은 물건들을 일본으로 가지고 건너가서 일본도(日本刀)와 구슬을 바꾸어 왔다고 전한다. 그때부터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인삼을 귀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쥬우신구라라는 일본 민족극에는 ‘병든 환자가 빚을 내어 고려 인삼을 사먹고 건강을 회복했지만 빚에 시달려 목매 죽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삼을 내다 팔고 일본도 즉 일본 사람이 만든 칼을 사왔다? 한국인은 건강과 생명을 수출하고 대신 일본에서 칼을, 파괴하고 죽이는 문화를 수입해 왔다는 게 아닌가. 좋은 칼을 받거나 사면 그게 얼마나 쓸 만한 칼인지는 무라도 베어봐야 하지만, 인삼은 단지 그것을 먹음으로써 몸과 마음을 튼튼히 하면 된다. 인삼은 살리고 칼은 죽인다. 역사가 인삼의 문화로 발전했으면, 조선 사람의 심정으로만 우리가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바로 예수의 심정을 품고 살아왔을 것 아닌가.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칼의 삶과 정신에 익숙하다. 살육의 문화 속에 산다는 증거다. 반예수의 정신에 젖어 있다는 말 아닌가.

딸이 일본에서 사 들고 온, 우리가 팔았을 그 인삼 사탕 속에 이런 역사적인 함의와 미래의 희망이 농축되어 있음을 딸이 아는지 모르는지. 예수와 반예수의 정신까지도.

<춘천 성암감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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