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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이삼식] 인구변동,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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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변천 이론에 따르면 많이 태어나고 많이 사망하는 고출산-고사망 단계에서는 인구 규모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건의료 발달로 인해 사망이 감소하는 고출산-저사망 단계에서는 인구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어서 출산도 감소하는 저출산-저사망 단계에 진입하면 인구증가율은 둔화된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아직 고출산-저사망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세계 인구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유럽 국가 등 선진국 대부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저출산-저사망 단계에 진입, 인구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어 있다.

세계 인구 변천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후발 국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인구는 20세기 중반만 해도 고출산-저사망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후 산아제한 시기를 거쳐 최근에는 저출산-저사망의 후기 균형 상태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2019년부터 인구 감소 시작

저출산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인구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이어서 인구의 절대적 규모가 감소하게 마련이다.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4875만명으로 2018년에는 4934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후 감소세로 전환돼 2050년에는 4334만명으로 줄 것이다.

인구 변동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시대에 따라, 인구집단에 따라 다양하다. 1960년대 경제개발 초기에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국가경제 부흥에 걸림돌로 여겨졌으며, 이는 당시 산아제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풍부한 인적자원은 오늘날의 경제 수준을 도달케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인구 감소로 인구과밀 문제와 환경 문제 등이 완화되고 경쟁관계가 약화되어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는 고도의 지식기반사회의 특성을 가질 것으로 과거와 같이 풍부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인구 변동이 미래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맬서스는 1798년 그의 저서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역으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그 근거로 가임인구가 계속 줄어 출산율이 일정하더라도 이들로부터 태어난 신생아 수는 더욱 감소하는 이른바 ‘저출산 덫’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구 변동 추이는 인위적으로 변화시키기 어려운 일종의 관성이 강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는 미래의 위기

그 결과로 우리나라 인구는 2050년까지 540만명 정도가 감소하나, 이후 2100년까지 약 2000만명이 추가로 줄어드는 등 그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다. 인구 규모의 급격한 감소가 인구 고령화 가속화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출생아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노인 인구는 현재 약 500만명에서 2026년에 2배 수준인 1000만명, 2040년에 3배 수준인 1500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구 규모 못지않게 인구 구조가 중요한 단적인 예로 2050년 인구는 약 4200만명으로 과거 1990년 인구와 규모가 유사하나 고령화 수준(총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38.2%로 1990년 5.1%에 비해 7배 이상 높아질 전망이다.

저출산이 세계적 추세임은 틀림없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율이 단기간에 아주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우리나라 인구는 국가나 사회 체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감소하고 고령화될 것이며, 이는 미래사회 전반에 커다란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높은 국민적 관심과 함께 전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며, 국가의 정책적 투입도 현재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삼식(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사회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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