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에 고향집을 찾았더니 팔순의 노모가 안방 서랍장 위 유리판 밑에 끼워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이란 걸 꺼내 보여줬다. 몇 달 전 마을 복지관에서 상담받고 직접 신청했다고 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생애 말기나 임종기에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같은 연명 의료를 거부하거나 중단하도록 스스로 결정해 미리 문서로 남겨 놓는 것이다. 어머니는 “만일 그런 상황이 오면 연명
일본은 한때 전통과 서양문물이 결합된 독자적 현대 문화로 서구권까지 사로잡은 문화 강국이었다. 대표 장르가 ‘망가’다. 이제 그 자리를 ‘킹 오브 킹스’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과 웹툰이 차지하고 있다. K웹툰은 6년 연속 성장하며 2023년 총매출 2조189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온라인 불법 웹툰으로 인한 추정 피해액이 최근 2년간 8400억원을 넘었다. 웹툰은 초독의 가치가
최근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캄보디아 한국인 범죄·피해 소식은 여러모로 참담하다. 세계적인 관광지 앙코르와트가 있는 평화로운 나라로만 인식됐던 캄보디아가 알고 보니 로맨스 스캠, 리딩방 사기, 보이스피싱 등 각종 국제 범죄의 거점이 되고 있었다. ‘웬치’라 불리는 범죄단지가 수도 프놈펜 시내 한복판에 버젓이 존재했고, 그곳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범죄가 자행됐다. 심지어
2018년 대비 최대 67% 감축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목표
전기차만 늘리는 단순한 계획
‘말잔치’ 불과한 선언적 언급
도시구조·생활패턴 함께 바꿔
‘지속가능한 도시’ 비전 세워야
정부가 최근 공개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안에 따르면 수송 부문은 2018년 대비 55~67% 감축이 목표다. 이를 위해 모든 운송수단의 전동화를 핵심 전략으로
케데헌 열풍에 관람객 폭증
박물관, 예약제·유료화 검토
뮤지엄숍 외부 확장 수익내고
자발적 기부·후원 받는 길도
수익보다 중요한 건 ‘열림’
유료화는 마지막에 검토해야
지난주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성공 이후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로 북적인다지만, 평일 오후의 박물관은 의외로 한산했다. 늦가을 거
‘웬치’는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 사기를 조직적으로 하는 ‘범죄 단지’를 말한다. 중국어 ‘위안취’에서 파생한 은어로 우리말로는 ‘단지’를 뜻한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인 범죄 조직들이 운영하는 범죄 단지를 지칭할 때 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웬치로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에 있는 ‘태자 단지’ ‘망고 단지’를 들 수 있다. 캄보디아에는 400여개 웬치가 있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통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비하한다는 고통이다.’(수전 손택)
타인의 질병을 우리 몸으로 직접 아파할 수 없기에 그 고통을 상상하고 무언가에 빗대어 질병을 추측한다. 일종의 은유처럼. 손택은 에세이 ‘은유로서의 질병’에서 암에 대한 은유들을 지적했다. 여기서 은유란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질병을 바라보는 사고의 틀이다. 손택은
예상 못한 젠슨 황 치맥회동
‘정’ ‘인심’ 제대로 작동하며
한국 기업 향한 정서 보여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는 평가는 여야라는 정치 지형을 막론하고 공통된 견해인 듯하다. 여러 숙제가 남았지만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나름 선방했고, 중국 및 일본과의 해묵고 껄끄러운 관계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이끌었다는 평가 역시 대체적 여
믿음이 믿음으로 응답받던 시절이 있었다는 생각이 스쳤다. 내가 떠올린 ‘믿음의 시절’은 실재였을까. 아니면 소원하는 세계를 허구로 재구성한 걸까. 인지의 오류이거나 세월의 각색인지도 모른다. 특별한 계기 없이 떠오른 한 문장은 그땐 그랬지 식의 짤막한 회상에 그치지 않고 한동안 마음에 머물렀다.
나는 단순한 믿음 속에서 살았다. 하굣길에 친구가 놀자고 하면 놀이터에서 그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감옥 박물관을 최근 방문했다.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26일 순국할 때까지 수감됐던 방에는 ‘조선 애국지사 안중근 감방’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 중국어, 영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훼손 방지를 위해 내부 출입은 통제됐다. 창밖에서 들여다본 감방 안에는 낡은 침상과 책상, 의자 등이 쓸쓸하게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순국하거나 수감됐던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