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는 지난 1년간 ‘너와 나, 서로돌봄’을 주제로 한 연중 기획 기사를 이어왔다. 총 4부로 구성된 기획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실천되고 있는 다양한 돌봄의 모습을 조명하며, 돌봄의 의미와 가능성을 탐색했다. 그 여정을 마무리하며 상·하편 걸쳐 그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상편에서는 1·2부 사례를 중심으로, 서로돌봄이 단절된 관계를 다시 잇고, 어느 한쪽만이 아니라 돌보는
홀로 된 사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기 다른 지역, 다른 교회를 섬겼지만 이 자리에선 하나의 가족이었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이들은 “살 빠지셨네요” “머리 더 희어졌네요” 등 농담 섞인 안부를 물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최근 경기도 양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김정석 목사) 본부 예배실에서 열린 예수자랑사모선교회(예자회·회장 배영선) 수련회에서의 풍경이다.
맑은 가을볕이 비치던 지난 15일 오후 평균 연령 85세 안팎의 어르신 20여명이 모인 인천 부평구 부평2동경로당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인천평화의사협) 노인역량강화사업부가 ‘행복한 길동무 노인 일자리 프로그램’을 열면서다. 이 작은 경로당에서 이뤄지는 돌봄은 지역 주민과 교회, 의료협동조합이 함께 엮어가는 마을 공동체 협력의 모습이다.
작은
문제아로 불리던 ‘대치동 키즈’ 중학생의 머릿속엔 수많은 세계가 있었다. 끊임없이 캐릭터를 만들고 판타지 소설을 구상하느라 현실의 사람과는 제대로 관계를 맺지 못했다.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를 “나를 괴롭히는 쓸모없는 것”이라며 외면했다. 정진(46·사진) 4611마인드랩 대표는 아이의 이야기를 1년간 들어주며 9개의 세계관을 함께 정리하면서 이렇게 격려했다. “너를 만난 건 정
지난달 초 두 가정이 결혼식을 올렸다. 평범한 결혼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보육원에서 자란 이들이 교회의 따뜻한 돌봄 속에서 사회에 나온 뒤 꾸린 가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돌본 건 성남 샘물교회 안에 자리 잡은 ‘선한울타리(대표 최상규 장로)’다. 선한울타리는 보육원 등 아동 양육시설에서 지내다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민지(가명·41)씨는 미혼모다. 2017년 출산을 앞두고 파혼했다. 2017년 아들을 출산한 그는 생계를 위해 작은 공방을 열었다. 가죽으로 자동차 열쇠 케이스나 책갈피, 카드지갑을 만들고 그 방법을 가르쳐 주는 곳이었다. 한동안 매출이 올랐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전까지.
코로나가 오래 가지 않을 거란 얘기에 2020년 말 공방을 확장했지만, 예상과 달리 직격탄을 맞으
서울 마포구 대흥동, 젊은이들이 몰리는 화려한 신촌 대학가 건너 골목 안쪽엔 오래된 주택 단지가 있다. 그중 한 주택 반지하 방에 사는 김정수(가명·80)씨는 관절 통증을 앓으면서도 폐지 줍는 일로 생계를 잇는 홀몸노인이다. 여름 끝자락에도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던 지난 8월 말 그런 김씨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인근 교회에서 온 장헌일, 김준희 목사다. 곰탕과 햇
“홀로 사시는 분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오실 줄은 몰랐네요.”
지난 6월 말 세종시에서 숨진 한 무연고 탈북민의 발인 예배를 진행한 산성교회(지성업 목사) 세종캠퍼스 탈북사역팀이 장례를 주관하던 통일부 직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사망한 지 한참 지난 뒤 발견된 외로운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그 탈북민은 산성교회 성도도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탈북민 성도들을 통해
돌봄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다양한 기관과 손잡으며 교회만의 힘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돌봄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한다. 또 단순한 지원을 넘어 유대감을 나누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4부 '돌봄은 사랑'은 지역사회와 함께 협력해 돌봄을 실천하거나 돌봄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일궈낸 다양한 사례를 전한다.
교회 돌봄 사역 중에는 지방자치단체
한덕순(78) 목사가 전도사 시절 처음 담임 목회를 시작한 곳은 경북 김천의 작은 교회였다. 교회 장로는 “여기 산도 밭도 다 교회 것이다. 전도사님 묫자리도 미리 잡아 두시라”고 했다. 평생 함께하자는 소리로 들렸다. 그런데 2년여가 지났을 무렵 분위기가 달라졌다. 교회를 나가라는 눈치를 받았다.
“부족한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것은 “전도사님 잘못한 것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