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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낯선 친절
2019년 10월 11일 밤 11시27분에 나는 ‘친절한 사람이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라고 메모장에 적었다. 저런 단상을 왜 굳이 문장으로 남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경위를 까맣게 잊은 지금도 저 말에 동의한다. 세 살
2024-05-17 00:38

[세상만사] 기레기와 의새
장래 희망이 뭔지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던 나이였을 무렵부터 내 꿈은 기자였다. 초등학생 때 신문활용교육(NIE) 열풍이 불면서 부모님이 사설을 하나씩 잘라 노트에 붙여주셨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사설을 요약하고 내 견해를
2024-05-10 00:37

[세상만사] 삶이 실린 말의 무게
고교 시절 처음 보는 저자의 낯선 책을 산 건 순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목을 봤기 때문이다. 책 제목은 적잖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빠리’와 ‘택시 운전사’가 한데 묶이는데 ‘나’가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니.
2024-05-03 00:37

[세상만사] 성심당 ‘앓이’
10월 중순이 되면 대전에서는 난데없는 ‘재난 경보’가 발동된다. 지역 최고의 명물이자 관광지인 성심당이 하루 문을 닫고 직원 체육대회를 하기 때문이다. 단 하루도 성심당 빵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날벼락이란
2024-04-26 00:37

[세상만사] 박수 칠 때 떠나지 마세요
최근 주목받는 배우 김성철을 만났다. 장강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댓글부대’ 개봉을 앞둔 때였다. 김성철은 “박수 칠 때 떠나란 말이 있지만 사실 박수 칠 때 계속하고 싶다. 안 떠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
2024-04-19 00:47

[세상만사] 국민의힘의 총선 3연패
늘 그렇듯 민심은 매섭고 오묘했다. 4·10 총선이 이를 또 한번 확인시켜줬다. 국민의힘은 집권당이던 2016년 20대 총선에서 원내 2당으로 내려앉으며 입법 권력을 야당에 넘겨줬다. 청와대와 여당의 독선적 국정 운영에 대한 심
2024-04-12 04:05

[세상만사] 우리끼리 싸우지 맙시다
선거철이 되니 어딜 가나 정치 얘기다. 직업이 기자인 사람이 그런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할 수 있는 말은 주장인가, 사실 전달인가. 전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할 뿐이다. 비판이든 방어든 이미 수두룩 나와 있는
2024-04-05 04:08

[세상만사] 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들
‘97%’.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가장 최근인 지난 20일 병원을 떠난 전공의 수치를 공개했다. 정부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탈한 전공의 수치를 마지막으로 공개한 지난 8일(92.9%)보다 높은 수치다. 정확히는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
2024-03-29 04:05

[세상만사] 돌연변이 의사
2013년 12월 15일 일요일, 여의도에 있었다. 출입처에서 일하다가 점심에 맞춰 인근 식당을 찾았다. 한 남자가 급히 식당으로 들어왔다. 주문한 밥이 나오기 전인지, 후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외모나 행색이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2024-03-22 04:08

[세상만사] 시장에 가면
퇴근길 동네 시장에 가보니 피로에 절어 있던 몸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입구엔 어김없이 대형 찜기에서 수증기를 내뿜는 만둣집이 자리 잡았고 떡볶이 순대 닭강정이 시선을 끌었다. 한창 바쁜 낮시간대를 지나 차분해진
2024-03-15 04:03

[세상만사] 페이 잇 포워드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선배 창업자가 후배 창업자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 데서 시작된 문화다. 자신과 같은 길을 가려는 후발주자를 기꺼이 도와주려는 선한 마음, 그리
2024-03-08 04:09

[세상만사] 아파트 이름 짓는 방법
내가 사는 아파트는 지하철역에서 4㎞가량 떨어져 있다. 걸어서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흔히 말하는 역세권은 아니다. 그런데 아파트 이름은 지하철역 이름으로 시작한다. 우리 집보다 지하철역에서 더 먼 아파트 단지들도 마찬
2024-03-01 04:08

[세상만사] 그때 그 의사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때마다 생각나는 의사가 있다. 어떤 일탈 때문에 취재 선상에 올렸던 사람이다. 당시 서울 시내 모 병원 1년차 레지던트(전공의)였다. A씨라고 하자. 그가 학창시절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배경엔 2000년
2024-02-23 04:06

[세상만사] ‘의대’가 꿈인 세상
사회부 사건팀장을 하던 지난해 일이다. 당시 ‘일타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유행하던 때였다. 오직 의대 입시만을 목표로, 일타강사가 전담하는 ‘의대 올케어반’ 구성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
2024-02-16 04:02

[세상만사] 나한테 ‘감히’
요즘 주차장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는 일이 잦다. 배려는 기대조차 할 수 없고, 지켜야 할 원칙을 어겨 지적했을 때 오히려 욕을 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줬다는 걸 인정
2024-02-09 04:07

[세상만사] 왜 명절만 되면 우울한가
매년 3월이 되면 세계 각국의 행복지수 수준이 발표된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국내총생산(GDP)과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과 지지, 삶을 선택할 자유, 부정부패 인식, 포용성 등을 기준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2024-02-02 04:07

[세상만사] 죽음을 기억하며 산다는 것
아빠가 돌아가신 지 3년이 돼 가는데도 아직 묘비명을 정하지 못했다. 검은 바탕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묘비를 볼 때마다 다음엔 꼭 정해서 와야지, 올해 안에는 결정해야지 다짐하지만 막상 확정하려고 하면 ‘이게 아닌가
2024-01-26 04:05

[세상만사] 서울, 2018년 겨울
2018년 1월 눈 오는 어느 날. 저녁 약속이 있어 경복궁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날따라 마음이 들떴는데, 눈이 소복하게 내려서만은 아니었다.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충동적으로 투자를 결심했다. 내 친구가, 친구의 친구가 그
2024-01-19 04:08

[세상만사] 거짓말이라고 믿어버리는 일
내게는 되묻는 습관이 있다. 상대가 내놓은 설명이 어딘지 사실이 아니다 싶거나 아닐 것 같을 때 또는 사실이 아니면 안 될 때 재차 확인을 한다. ‘사실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대상을 넓게 잡다 보면 일상에서마저 나
2024-01-12 04:05

[세상만사] 필수의료의 바다로
소아 응급 대란은 이미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됐다. 지난해부터 지켜본 소아 의료 현장은 곧 다음 도미노 블록이 넘어질 것이 예상되는 위기 상황이었다. 국내 첫 어린이병원인 서울 용산구 소화병원이 휴일 진료를 축소한다는 소식
2024-01-05 04:07

[세상만사] ‘평범’하게 이 정도는 해야지
‘남들이 다 하는 건 나도 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 강박을 벗어날 수 있을까. 시대가 변하는 만큼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다양성의 범위도 넓어지는 듯했다. 꼭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재능이 있으면 성공의 길이 열렸다
2023-12-29 04:03

[세상만사] 유튜브 저널리즘은 가능한가
“유튜브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세요?” 언론사에서 지식정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언론 연구자들을 만날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사실 깊이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는데 유용한 정보를 정확하게 취재해 구독
2023-12-22 04:08

[세상만사] 물음표를 찍는 사람들
“요샌 누구 만나고 다녀?” 주변 사람들은 제 안부를 이렇게 묻곤 합니다. 사람 만나고 다니는 게 일이라 늘 대수롭지 않게 듣고, 대수롭지 않게 답합니다. 며칠 전엔 친구가 건넨 그 말이 조금은 다르게 들렸습니다. ‘만나서
2023-12-15 04:07

[세상만사] 산타랠리에 거는 불안한 기대
주식시장의 전망은 늘 장밋빛이다. 올 연말은 특히 더 그렇다. 한·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이미 기정사실로 자리 잡았고, 투자자들은 한발 먼저 움직이고 있다. 내년 주식시장이 ‘상고하저’일 것이란 증
2023-12-08 04:07

[세상만사] 모두가 떠나고 싶어 한다
얼마 전 ‘전 세계인이 살고 싶은 도시 1위는?’이라는 기사가 떴기에 거기가 어딘가 보니 두바이였다. 가본 적이 없기도 하지만 매년 수차례씩 해외를 나다니던 시절에도 후보지에 올려본 적 없는 곳이라 왜 하필 두바이인가 싶
2023-12-01 04:02

[세상만사] 내 집에서 맞는 노년의 삶
지난 6월 독일 베를린 장기요양기관인 키르슈베르크 노인거주공원 거주시설을 취재하러 갔을 때였다. 같은 방을 쓰는 102호 벨쉬(87)씨와 그의 아내가 자신들의 공간을 선뜻 안내했다. 2인 1실을 사용하는 이들은 집에서 쓰던 물
2023-11-24 04:07

[세상만사] 노란봉투, 그 씁쓸함에 대하여
쌍팔년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다섯 가족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화제작 ‘응답하라 1988’. 울고 웃는 진한 가족애를 담은 첫 회부터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당대 소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뚱뚱
2023-11-17 04:06

[세상만사] 인간 빈대
빈대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며 불현듯 정민혁(가명)을 떠올렸다.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다. 정민혁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는 소문난 빈대다. 쉬는 시간마다 매점에 갔는데 한 번도 자기 돈을 쓰지 않았다. 만약
2023-11-10 04:07

[세상만사] 배우의 무게
잊을 만하면 터지는 마약 스캔들로 올해도 연예계는 시끄럽다. 그러잖아도 어려운 한국 영화계에서 주연급 배우의 활동이 잇따라 멈추고 찍어 둔 작품들의 개봉이 기한 없이 미뤄진 상황이니 설상가상이란 말이 떠오른다. 산업적
2023-11-03 04:02

[세상만사] 100원 동전의 이순신과 십원빵
경북 경주의 ‘황리단길’을 걷다 보면 십원빵을 파는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거리에서 고소한 빵 냄새를 지나치기는 어렵다. 다보탑 등이 있는 10원 동전의 도안을 본떠 만든 십원빵은 석가탑
2023-10-27 04:08

[세상만사] 운수 좋은 날
지난 주말 이른 아침 차를 몰고 지방에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대형 화물차와 접촉사고가 났다. 한눈을 판 사이 내 차가 슬그머니 우측 차선을 넘었고, 그쪽에서 앞서가던 화물차 트레일러 뒷바퀴 옆면을 툭 치고 튕겨 나왔다. 주
2023-10-20 04:07

[세상만사] 법무장관 전성시대
‘한 장관, 시민들과 셀카… 난리 난 예술의전당?’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봤다는 소식을 다룬 기사가 지난 9일 쏟아졌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지역구로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갑론을박까
2023-10-13 04:08

[세상만사] 착한 자본과 선한 영향력의 힘
고백하건대 올해 초만 해도 자립준비청년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보호종료아동이라는 개념도 명확히 몰랐다. 대한민국에 사는 한 명의 어른으로서 창피한 일이다. 만회하고 싶은 반성적 사고가 은연중 작용한 건지, 자립준비청
2023-10-06 04:02

[세상만사] 나잇값
한심한 행동을 하는 어른에게 “나잇값을 하라”고들 하던데 나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얼마쯤 할까. 나이가 들수록 값어치가 높아지는 게 맞긴 한 걸까. 건강, 체력, 순발력 등 육체적인 면에서 청년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긴 힘
2023-09-22 04:08

[세상만사] 장인 정신과 먹고사니즘
“요즘은 영화판도 예전이랑 달라졌어요. 장인 정신(匠人 精神) 같은 게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요.” 최근 술자리에서 한 영화업계 종사자가 이런 말을 했다. 과거엔 한 작품을 만들면서 각각의 영역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에게
2023-09-15 04:08

[세상만사] 한전의 낙하산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낙하산 사장’들만 한데 모으면 웬만한 공수부대를 창설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2023-09-08 04:02

[세상만사] 원희룡 앞에서 오세훈에 줄서기
지난 7월 20일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을 시작으로 내로라하는 국내 건설사들이 우르르 서울시의 건설현장 동영상 기록 관리에 적극 동참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메일로 발송된 자료들은 오후 내내 들이닥치듯 수신됐다. 오
2023-09-01 04:07

[세상만사] ‘묻지마’와 마인드 헌터
중무장 장갑차가 너클을 낀 범죄자 한 명을 예방하지 못했다. 지난 17일 서울 신림동의 한 공원에서 대낮에 벌어진 강간살인사건은 너무 참혹해 현실감이 없을 정도다. 앞서 신림역에서 조선, 분당 서현역에서 최원종의 흉기 난동
2023-08-25 04:08

[세상만사] 인구 134만 강소국 에스토니아 단상
모처럼 ‘이상한 나라’를 만났다. 살면서 한 번도 가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의외의 땅. 핀란드 헬싱키에서 대형 페리(여객선)를 타고 2시간이면 닿는 에스토니아에 관한 단상이다. 헬싱키에서 2주간 생활하던 지난 주말,
2023-08-18 04:07

[세상만사] 광인을 만나면 이제는…
육교를 건너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덩치 큰 남자가 걸어왔다. 난 그를 봤고 남자는 땅을 보며 걸었다. 부딪힐 것 같아서 가장자리 쪽으로 붙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부딪혔다. “억!” 짧게 신음한 뒤 우린 각자 가던 길을 갔다. 잠
2023-08-1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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