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어차피 어렵다”… 취준생 10명 중 6명은 ‘소극적 구직자’

입력 2025-12-10 00:46
뉴시스

졸업을 앞둔 대학생 10명 중 6명이 구직 활동을 의례적으로 하거나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소극적 구직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학 전공과 관련되거나 적절한 임금을 보장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구직 의지 역시 낮은 상태라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전국 4년제 대학의 4학년 재학생과 졸업자(졸업예정자·유예 포함) 2492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60.5%가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소극적 구직자란 구직 활동 실태를 묻는 말에 ‘의례적인 구직 활동 중’(32.2%)이거나 ‘거의 안 함’(21.5%), ‘쉬고 있음’(6.8%)이라고 답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자신의 역량·기술·지식 부족에 따른 추가 준비’(37.5%)를 꼽았다. 다만 ‘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22.0%)와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 부족’(16.2%), ‘적합한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 부족’(13.6%) 등 응답 학생 과반(51.8%)이 ‘일자리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 시장이 ‘작년보다 어렵다’는 응답도 10명 중 4명꼴인 37.1%로 나타났다. 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은 5.1%에 그쳤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26.1%였고, 31.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삼성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부터 청년 채용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취업 현장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의 체감도가 크게 개선되지는 않은 셈이다.

응답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신입채용 기회 감소’(26.9%),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3.2%) 등을 주로 꼽았다. 취업준비생 중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는 이들은 올해 평균 입사 지원을 13.4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서류전형에 합격은 평균 2.6회에 그쳤다. 서류전형 합격률은 평균 19.4%로 지난해(22.2%)보다 2.8% 포인트 내려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환율·고물가, 통상질서 재편 등 대외 불확실성 지속과 국내 노동시장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완화 및 세제·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 활력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