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 상장을 미끼로 투자를 유도해 수십명으로부터 돈을 뜯어낸 조직적인 사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피해액은 7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서울경찰청 피싱사기수사대는 9일 ‘에스디웨이’라는 업체가 곧 상장한다고 속여 투자자들의 돈을 편취한 뒤 잠적한 일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남대문경찰서, 강동경찰서 등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백만원에서 10억원 이상 사기 피해를 봤다는 40명 이상의 신고가 접수된 데 따른 것이다.
피해자들은 유튜브 주식 방송 등을 보고 전문가 상담 번호로 연락했다. 이후 금융 당국에 정식 등록된 한 투자일임사라고 소개된 이들로부터 단체 카카오톡방에 초대됐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소액의 이익을 얻게 해주며 믿음을 샀다. ‘세나테크놀로지’라는 비상장주식 1주를 주고, 이후 미리 고지했던 날짜에 해당 주식이 크게 올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일당은 또 다른 비상장기업인 에스디웨이 투자를 유도했다. 에스디웨이가 내년 2월 상장 예정이라며 주당 4만원에 주식을 매수하라고 권유했다. 상장이 불발되더라도 투자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말 한 경제 전문 방송사에선 상장 추진 관련 호재성 기사가 나가기도 했다.
일당은 피해자들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이달 초 단체 대화방을 없애고 잠적했다. 현재 에스디웨이 공식 홈페이지와 대표번호는 사라진 상태다. 이들은 실제로 금융기관에 등록된 투자일임사를 사칭해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