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특급’ 베논의 힘… 한국전력, 상위권 도약

입력 2025-12-10 01:06
한국전력 외국인 공격수 베논이 지난 2일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이 외국인 공격수 베논을 앞세워 초반 부진을 딛고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 5승을 올리는 동안 선두권을 연달아 잡아낸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국전력은 9일 기준 2025-2026 V리그 남자부에서 승점 19점(7승 5패)으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 경기 더 치른 3위 KB손해보험과 격차는 승점 2점에 불과하다.

‘캐나다 특급’ 베논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2020 도쿄올림픽과 2021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지난 9월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 무대에서 캐나다 대표팀 주포로 뛰었다. 2021년부터 4년간 일본 리그를 경험해 아시아 무대에도 익숙한 편이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꼽혔던 그는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B손해보험이 비예나와 재계약하면서 2순위로 한국전력 품에 안겼다.

올 시즌 리그에서도 기대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득점 3위(288개), 서브 4위(세트당 0.49개), 공격 성공률 9위(48.33%)로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윤봉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베논은 세부 기록도 좋지만, 20점 이후 상황 혹은 5세트에서 높은 득점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클러치 능력이 최고의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전력은 베논의 활약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개막 3연패를 시작으로 1라운드를 2승 4패로 마쳤지만, 2라운드에서 선두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를 모두 가져가며 5승 1패를 기록했다. 2위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을 연달아 셧아웃으로 제압했다. 최천식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대한항공을 제외한 6개 구단 가운데 한국전력이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팀 범실 227개로 리그 최소를 기록 중이다. 2위 삼성화재(263개)와 36개 차를 보일 만큼 ‘짠물 배구’로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10일 우리카드전을 시작으로 3라운드에 돌입한다. 13일에는 KB손해보험, 19일 대한항공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3라운드에서도 ‘강팀 킬러’ 면모를 이어가며 2022-2023시즌 이후 3년 만에 봄 배구 무대에 다가설지 관심이 쏠린다.

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