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승인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결정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수개월 동안 백악관에 수출 제한 완화를 로비해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나는 미국이 중국 및 기타 국가의 승인된 고객들에게 국가 안보를 강력히 유지할 수 있는 조건하에 엔비디아의 H200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임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통보했다”며 “시 주석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판매액의 25%가 미국에 납부될 것”이라며 “이 정책은 미국 일자리와 제조업을 강화하고 납세자에게 이익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초 백악관이 저사양 ‘H20’ 칩의 중국 수출 허가 대가로 매출의 15%를 가져가기로 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다만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H20 사용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자국 기업들에게 내렸다. 일각에선 고성능 칩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에 따라 H200 수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남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블랙웰’과 곧 출시되는 ‘루빈’은 판매 품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H200은 블랙웰보다는 성능이 낮지만 H20보다는 성능이 6배 정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조치가 중국의 AI 산업 추격을 허용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