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한은 직원들, 총재 ‘직무’ 평가 중… 이번엔 몇 점 나올까

입력 2025-12-03 00:15 수정 2025-12-03 00:15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내년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창용 총재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직원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 총재는 임기 초반 조사에선 대외 업무는 합격점, 처우 개선 등 내부 경영은 낙제점을 받았다.

2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 노조는 지난달 말부터 오는 5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이 총재에 대한 내부 직원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수집한 데이터를 정리할 기간이 필요해 최종 결과는 설문 종료보다 1주쯤 뒤 발표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은 노조는 과거에도 비정기적으로 총재에 대한 직원 평가를 조사해 발표해왔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결과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조합원 1002명이 참여한 2023년 4월 조사다.

당시 이 총재는 대외 업무 수행에서 대체로 후한 평가를 받았다. 금리 인상 등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이 시의적절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68%)’와 ‘매우 그렇다(16%)’를 더해 84%가 긍정 답변을 내놓았다. 취임 이후 한은의 국제적 위상이 올랐다는 답변도 ‘그렇다(44%)’와 ‘매우 그렇다(14%)’를 합쳐 58%에 달했다.

반대로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평가는 박했다. 조합원의 46%(못했다 32%, 매우 못했다 14%)가 이 총재가 내부 경영을 ‘못했다’고 평가했다. 긍정적 평가는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특히 급여를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켰는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 등 부정 평가가 93%에 달했다.

이 총재가 이번 평가에선 대내외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연이은 설화로 대외 평가마저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달 외신 인터뷰에서 채권 시장을 불필요하게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엔 “젊은 층이 ‘쿨하다’는 이유로 해외 주식 투자에 몰린다”고 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들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