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BYD(비야디)에 이어 두 번째 중국 브랜드 진출이다.
지커는 최근 중국 항저우 지커타워에서 한국 시장 내 차량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할 딜러사 4곳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에이치모빌리티ZK, 아이언EV, KCC모빌리티, ZK모빌리티 등이다. 최근까지 조직을 꾸려 온 지커코리아는 이날 언론에 첫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첫 차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가 유력하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543㎞ 주행이 가능하다. 중국 첫 고급 브랜드의 한국 공략인 만큼 선발대 모델 선정에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커코리아는 최근 7X의 상표 출원을 마치고 정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전기차업체의 한국 공습은 올 초 BYD로부터 시작됐다. 업계에선 BYD가 저가 공세로 밀어붙이더라도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았다. 그러나 이런 전망이 무색하게 BYD는 중형 SUV 씨라이언7을 앞세워 지난 10월 수입차 판매량 6위에 오르는 등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초기엔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지만 실제 시승 경험이 확산하면서 이미지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커는 BYD와 달리 고가 전략 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브랜드인 만큼 7X 가격을 제네시스 수준인 8000만원대로 책정할 거란 얘기까지 나온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인의 쿠팡 회원 정보 유출 사건으로 중국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가 정책을 펴는 건 무리수”라고 말했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출격을 준비 중이다. 국내 사업을 이끌 승용 부문 대표 물색과 딜러사 선정 등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분기 첫 전기차 출시가 목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