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놓고 첨예하게 갈등 중인 가운데 출구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 오부치 유코 의원 등 일중우호의원연맹 간부들은 전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도쿄에서 비공식 면담을 했다. 우 대사는 다카이치 총리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중국 측 입장을 설명했고, 의원연맹 측은 긴장 완화를 위해 의원 교류를 지속해야 한다며 연내 중국 방문 의사를 전달했다. 교도통신은 “양국 정부 간 대립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다른 경로로 의사소통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짚었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항의하며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를 제한하는 ‘한일령’을 발동했지만, 일본 기업의 중국 투자나 양국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일은 피하고 있다.
우 대사는 지난달 28일 일본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의 쓰쓰이 요시노부 회장을 만나 양국 경제 교류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중·일 국장급 협의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응대하는 모습이 공개됐던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도 최근 중국 내 일본 기업을 방문해 “중국에서 안심하고 사업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양국은 이날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다시 충돌했다. 류더쥔 중국 해경국 대변인은 “일본 어선이 불법으로 댜오위다오 영해에 진입했다”며 “중국 해경선이 법에 따라 경고·퇴거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댜오위다오와 부속 섬은 중국의 고유 영토”라며 “일본은 이 해역에서 모든 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도통신 등은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 2척이 오전 2시25분쯤 센카쿠열도 주변 일본 영해에 침입했다가 오전 5시10분쯤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센카쿠열도가 중국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며 일본 어선에 접근했지만,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영해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하자 접속수역으로 이동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