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협상 막바지, 감액 심사는 마무리 수순

입력 2025-12-01 18:52 수정 2025-12-02 00:09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쟁점 예산과 법인세·교육세 인상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당 합의 불발로 예산안 정부안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가운데 여야가 법정 시한 당일인 2일까지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게 됐다. 국민성장펀드와 지역사랑상품권 등 이재명정부의 핵심 정책을 놓고 논의가 길어진 탓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예산안 등을 주제로 세 차례 회동했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세 번째 회동을 거치며 감액 심사는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돼 시한 내 합의 처리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최대 난관은 국민성장펀드, 지역사랑상품권 등 이재명정부 주요 정책 관련 예산 감액 심사였다. 당초 100건 가량이던 쟁점 사안을 80건 수준으로 줄인 채 협상을 재개했지만 삭감을 주장한 국민의힘과 원안 방어를 고수한 민주당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장외 신경전은 종일 이어졌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예산을 협상의 볼모로 삼아선 안 된다”며 “책임 있는 심사와 결단으로 국민의 내년 살림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예결위원장도 정부안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심사에 협조하지 않고 시간을 끌며 발목을 잡은 국민의힘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겉으로 협상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면서 실제로는 일방 처리를 계획하는 것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로 예산을 처리하려면 현시점에서 감액 규모가 정해져야 한다”며 “매년 평균적으로 4조5000억~5조원이 (감액) 조정돼왔고, 이번에도 그 정도는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여당 일각에서는 오는 4일 열릴 본회의가 마지노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론적으로는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오는 9일까지 말미가 있지만, 협상이 공전하면 마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9일까지 안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4일 이전에는 처리할 것”이라며 “단독 처리하면 국민의힘만 손해”라고 강조했다.

새 기류는 이날 세 번째 회동을 거치며 감지됐다. 참석자들은 2시간가량 넘게 이어진 협상 끝에 비교적 밝은 분위기로 회의장을 나섰다. 양측은 감액 심사에서 의견 접근을 이루고 증액 협상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며 “나름대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예산안을 법정 기한 내에 처리한 것은 2020년이 마지막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