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가 분노를 유발하도록 설계된 온라인 콘텐츠를 뜻하는 ‘레이지 베이트’(Rage bait·분노 미끼)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서 “3만명이 넘는 참여자 의견을 수집하고 전문가 투표와 어휘 분석 과정을 거쳐 레이지 베이트를 올해의 단어로 결정했다”며 “2025년은 사회 불안과 온라인 콘텐츠 규제 논쟁에 따른 우려가 고조된 시기로, 지난 12개월간 레이지 베이트의 사용 빈도는 3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레이지 베이트는 2002년 유즈넷(PC통신형 게시판)에 처음 등장해 온라인 속어로 사용됐으며 지금은 의도적으로 분노나 좌절·모욕감을 유발하도록 설계된 콘텐츠를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분노를 일으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게시물은 모두 레이지 베이트에 해당한다. 지난해 한국 편의점에서 난동을 부리고 ‘평화의 소녀상’에 모욕적 행위를 한 미국 인플루언서 조니 소말리가 대표적 사례다.
캐스퍼 그라스월 옥스퍼드 랭귀지 회장은 “과거의 온라인 콘텐츠가 호기심을 자극해 클릭을 유발했다면 지금은 감정과 반응을 장악한다”며 “분노가 알고리즘으로 증폭돼 우리의 정신을 지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 사전을 발간하는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지난해에는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 과잉 사용에 따른 지적 퇴행을 우려하는 표현인 ‘브레인 로트’(Brain rot·뇌 부패)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지난달 미국 딕셔너리닷컴은 10대 청소년들이 상황에 따라 뜻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표현인 ‘식스-세븐’(6-7)을 올해의 단어로 뽑았다.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은 유명인과 만나본 적도 없으면서 친밀감·유대감을 느끼는 일방적 관계를 뜻하는 ‘패러소셜’(Parasocial)을, 콜린스 사전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연어를 컴퓨터 언어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가리키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에 ‘레이지 베이트’
입력 2025-12-02 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