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대림절(Advent)이 30일 시작됐다. 성탄절을 앞두고 4주 동안 이어지는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절기이면서 다시 오실 예수를 그리며 기다리는 교회력의 시작이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각자의 신앙을 돌아보는 절기이기도 하다.
대림절의 시작을 알리는 이날 주일 설교에서 목회자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 임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고 묵상하라고 조언했다.
‘어둠 속에서 빛의 갑옷을 입고’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임영섭 경동교회 목사는 “중요한 신앙적 메시지를 품고 있는 교회 절기인 대림절은 과거에 살았던 하나님의 백성이 메시아를 기다렸던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는 절기이자 동시에 우리가 언제인지 알지 못하는 예수의 재림을 확신하면서 소망하는 절기”라고 설명했다.
임 목사는 “무엇보다 바로 지금, 현재의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소망하며 마음으로 품는 절기가 대림절”이라며 “내 삶 속에서 예수를 구주로 믿고 신뢰하면서 희망의 빛 가운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가장 신앙적인 절기”라고 덧붙였다.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는 “아기 예수가 가장 낮았던 마구간으로 오신 건 우리의 많은 죄와 허물을 용서하고 닦아주며 때때로 쓰러질 수도 있는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격려하기 위한 신앙적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예수가 주시는 이처럼 따뜻한 위로를 통해 남은 한 달, 더 나아가 우리 여생을 믿음 안에서 달려가자”고 권했다.
천영태 정동제일교회 목사는 대림절을 ‘묵상의 절기’로 풀었다. 천 목사는 “오늘 나누어 드린 대림절 묵상집을 통해 매일 묵상하고 이 느낌을 잘 기록해 보길 바란다. 이 과정을 통해 깊은 은혜를 경험하는 영적 습관을 가질 수 있다”면서 “올 성탄 헌금은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아기 예수를 기억하면서 자립준비청년과 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동, 선교사 등을 위해 전액 전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대림절은 교회 절기의 출발이기도 하다. 예수의 생애에 따라 만들어진 교회 절기는 대림절에서 시작해 오는 25일 성탄절과 2026년에 있는 주현절(1월 6일)과 사순절(2월 18일부터 40일 동안) 부활절(4월 5일) 오순절(5월 24일)로 이어지며 완성된다. 교회력에서는 대림절부터 새해가 시작되는 셈이다.
오래전부터 대림절에는 매주 새로운 초에 불을 붙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념하는 교회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대림절 첫 주일부터 성탄절 당일까지 모두 다섯 개의 초를 차례대로 밝힌다. 대림절 초 전통은 1839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됐다. 이 도시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했던 요한 힌리히 비헤른 목사가 자신이 운영하던 고아원 아이들에게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초를 밝혔던 게 뿌리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