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가정·지역으로 나아가는 평신도 선교사 양육 총력

입력 2025-11-21 03:08
임동현 목사가 지난 15일 경기도 광명 아델포이교회에서 메가콘퍼런스의 예배를 통해 설교하고 있다. 교회 제공

신학교육과 현장사역의 간격을 좁히려는 새로운 시도가 교회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습 중심 교육과 학계 협력이 결합한 모델이자 한국 선교동력 약화를 보완할 대안으로 ‘전문인 선교’가 주목받는다. 지난 15일 경기도 광명 아델포이교회(임동현 목사)가 연 ‘제1회 MEGA 콘퍼런스’는 이런 흐름이 실제 행사로 구현된 대표적인 사례다.

아델포이교회와 한국복음과선교연구소(소장 김성욱)가 공동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한국선교의 현재와 미래, 한국교회는 평신도를 부른다’를 주제로 열렸다. 메가(MEGA)는 ‘모든 사람이 다시 복음으로(Make Everyone Gospel Again)’라는 뜻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세계 선교 환경에서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려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다.

한국복음과선교연구소가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아델포이교회가 목회 현장의 실제 사례를 더한 이번 행사는 임동현 목사가 올해 논문에서 처음 제안한 ‘학술 플랫폼 교회’ 개념을 실제로 적용한 사례다. 임 목사는 한국선교 140년 동안 축적된 신학적 자본을 성도들의 삶과 영적 성숙에 연결하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아델포이교회 MEGA 콘퍼런스는 이러한 실험성을 인정받아 국민일보 2025 기독교브랜드 대상 리딩부문을 수상했다.

이번 콘퍼런스가 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회가 진행해 온 ‘전문인 선교 양육과정’이 있었다. 이 과정에는 장로와 권사 등 직분자뿐 아니라 청년과 은퇴 시니어까지 참여해 자신의 직업적 경력과 기술을 선교에 어떻게 접목할지 함께 토론하고 설계한다. 교육을 통해 사명감이 살아나자 후원도 자발적으로 이어졌다. 평신도 사역 확산에 공감한 교인들이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하고자 ‘가스펠 리바이벌 파운데이션’을 세웠다.

재단 설립 이후에는 교회와 연구소를 중심으로 조직위원회가 꾸려졌다. 기획과 행정, 홍보와 디자인까지 콘퍼런스 전 과정에 교인들이 직접 참여했다. 실행 주체가 곧 수혜자이자 후원자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지속 가능한 플랫폼 생태계가 갖춰졌다.

행사에서는 단순한 교회 사례를 넘어 선교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진단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세계선교의 중심이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로 이동하는 흐름을 짚으며, 평신도 선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봤다.

송동호 나우미션 대표는 “교회 재정의 어려움, 은퇴 선교사 증가, 현지 교회의 미자립 문제까지 한국교회의 선교는 여러 과제 앞에 서 있다”며 “전통적인 ‘목회자-교회개척’ 모델을 넘어 평신도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선교적 교회론을 바탕으로 교회의 패러다임과 사역 모델 전환을 제안했다. 그는 “교회는 그 자체로 ‘하나님의 선교’에 부름받아 세상에 파송된 공동체라는 인식이 확장돼야 한다”며 “목양의 목표도 개인의 신앙 함양을 넘어 일터와 가정, 지역 공동체로 나아가는 선교사를 길러내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선교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 성남용 선교와통문화연구소 대표 역시 성도가 중심이 되는 선교 시대로 무게가 옮겨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세계화와 지역화가 심화한 현상은 종교와 연결됐다”면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등 법적으로 선교를 금하거나 요르단 레바논과 같이 사회적 압력을 통해 선교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실적 어려움으로 선교사의 적지 않은 수는 사역의 제한이 적고 비자 받기가 쉬운 국가에서 사역하고 있다”며 “미래 선교사역을 바라보며 미전도·미접촉 종족에 사역하기 위해서는 문화 선교와 비즈니스 선교, 디아스포라 선교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규 고신대 교수는 미국 신학자 랄프 윈터의 ‘근현대 선교 시기 구분, 세 시대’를 소개하며 현시대를 ‘총체적 선교 시대’로 명명했다. 제1기 해안선 시대(1800~1910) 제2기 내륙 선교 시대(1865~1980) 제3기 미전도 종족 시대(1935~2035)는 윈터가 제시한 선교 시대 구분이다.

신 교수는 “윈터의 세 시대에 더해 현재를 포함한 2000년대 이후를 총체적 선교 시대라는 네 번째 시대로 살펴볼 수 있다”며 “총체적 선교 시대는 서구에서 비서구로 선교 주체가 변화하고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이 통합되는 전인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 부흥은 강력한 선교 동력이 된다”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삶에서 복음을 전하는 총체적 선교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이번 행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신학교와 협력해 교육 프로그램을 정규화하고, 평신도 선교사를 양성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교회·선교단체·미디어 기관이 함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넓혀가겠다”고도 했다.

임 목사는 평신도 사역에 대해 “사도 바울의 ‘텐트메이커’ 전통을 오늘의 환경에 맞게 재해석한 선교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세대 단절과 교회 내 참여율 하락, 선교동력 약화 등 한국교회가 직면한 과제를 보며 평신도 사역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임 목사는 MEGA 콘퍼런스가 한국교회에 세 가지 변화를 만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번 콘퍼런스를 계기로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다시 세우고, 모든 세대와 문화가 함께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평신도 전문인 선교를 위한 학술과 실천 훈련의 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명=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