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용사인 황규진(93) 집사는 1952년 강원도 금성전투에서 전차부대 장교였다. 금성지구는 휴전을 앞두고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마지막 격전지이자 ‘7·13 공세’로 불리는 혈투의 현장이었다. 당시 스무 살이었던 황 집사는 이곳을 17개월간 지키며 싸웠다. 휴전한 뒤에도 20년 동안 군 복무를 이어가다 부상으로 전역했다.
19일 황 집사는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가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교회(김경수 목사)에서 마련한 위문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예배는 추수감사절과 다가올 성탄절을 앞두고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 목사는 ‘교회의 품격, 보훈의 정신 함양’이라는 주제로 설교하며 우연히 만났던 한 참전용사의 사연을 소개했다. 새에덴교회는 19년 동안 해마다 국내외 참전용사 위문행사를 열고 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소 목사는 “한 행사에서 6·25전쟁 당시 강원도 철원 ‘철의 삼각지대’ 전투에서 함께 포로가 됐던 전우 두 분이 만났던 일이 있었다”며 “그 자리에서 로렌조 오르테가 미군 참전용사와 학도병이던 김영현 선생이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만남은 하나님의 뜻이었으며 두 사람은 6·25전쟁 이후 지금까지 한 팀으로 생을 살아온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소 목사는 “국가에 대한 헌신을 기억하는 일이 결국 교회의 품격을 높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고난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고 말한다(고전 11:25)”며 “고난을 기억하고 묵상할 때 주님의 성품을 닮은 신앙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노고와 수고를 잊지 않고 있으며 감사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면서 “그 은혜로 자유 대한민국이 번영과 축복을 누리고 있다. 하나님의 특별한 보훈과 은혜, 평강이 보훈 가족에게 가득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목사는 “6·25전쟁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에서 유례없는 성장을 누린 것은 남은 생을 보훈병원에서 투병하고 있는 국가유공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예배 후 새에덴교회는 병원 본관에서 환우와 직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기념품 2000개를 전달했고, 중앙보훈교회는 소 목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날 교회는 황 집사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위로금도 전했다. 황 집사는 “과분한 예우를 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