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네 맘과 정성을 다하여서’ 218장(통36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에베소서 4장 30~32절
말씀 :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용서,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요. 그러나 동시에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용서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운 사람이나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 등, 다양한 적대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가능한 한 피하려 합니다.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마음의 ‘셔터’(문)를 내려버립니다. 실은 여전히 용서하지 못했음에도 영어 표현처럼 ‘카펫 아래로’ 감정과 상처를 밀어 넣은 채 그냥 덮어버리려 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그리스도인이면서도 세상 사람들처럼 상대에게 받은 상처를 분하게 여기며 미움의 감정을 키우고, 악의에 찬 말과 행동으로 대응할 때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단지 마음속 적대감을 억누르거나 덮어두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용서하고 불쌍히 여기며, 진심으로 친절하게 대하라는 명령입니다. 그 대상은 특별히 신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이웃을 포함합니다. 성경은 외인에게도 지혜롭게 행동해 복음의 길이 막히지 않게 하라고 가르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용서하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은 우리 속에서 쉽게 일어나는 분노와 시기, 악의를 버릴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세상 사람들도 명상이나 자기 수양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용서는 단순한 심리적 평안을 얻기 위한 수행이 아닙니다.
우리의 용서는 성령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행하는 믿음의 실천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용서는 선택이 아니라 정체성의 일부입니다. 하나님께 용서받은 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삶의 태도입니다. 용서는 참으로 하나님 중심적인 신앙의 실천이자 거룩함의 표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모든 죄, 즉 숨은 죄나 드러난 죄, 알고 지은 죄나 모르고 지은 죄 모두를 포함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죄까지 완전히 용서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죄를 용서하실 뿐 아니라 다시는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사 43:25)
그렇게 크나큰 죄 사함의 은혜를 입은 우리가 마음속에 분노나 악의를 품는다면 이는 은혜를 잊은 삶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의 용서와 은혜로 채울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용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용서는 그리스도인의 거룩함을 증명하는 시금석이요 신앙 최대의 과제입니다. 오늘도 형식적인 용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용서를 실천합시다.
우리 가족 모두 가까운 이웃으로부터 때로는 원수처럼 느껴지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용서하고 품고 사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길 소망합니다.
기도 : 은혜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십자가 구속의 은혜를 힘입어 우리에게 잘못한 이웃을 진정으로 용서하게 하셔서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친절을 베풀 수 있도록 이끌어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한상화 목사(아신대 조직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