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3일 10년 만의 최대 규모인 중장 진급자 20명(육군 14명·해군 3명·공군 3명)을 발표하며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12·3 비상계엄 여파로 불안해진 군심을 달래고, 인적 쇄신을 전면에 내세운 조치로 평가된다. 이재명정부의 비육사 인재 발탁 기조가 반영되면서 육사 출신 비중을 줄이고 병과 분포를 확대해 군 내부 균형을 도모했다.
육군에서는 박성제·어창준 소장이 각각 진급해 특수전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에 보직됐다. 한기성·정유수·이상렬·이일용·최성진·이임수 소장도 진급과 함께 군단장에 임명됐다. 권혁동·강관범 소장도 각각 진급해 미사일전략사령관과 교육사령관에 보임됐다. 재판 중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정원 외로 분류됐으며, 공석은 새 인물로 채워졌다.
해군에서는 곽광섭·박규백·강동구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하며 각각 해군참모차장, 해군사관학교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에 임명됐다.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은 주로 육군 출신이 맡던 자리였으나 이번에는 해군 출신이 차지했다. 공군에서는 진급한 권영민·김준호·구상모 소장이 각각 교육사령관, 국방정보본부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으로 보임됐다.
이번 인사로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포함한 중장급 장성 약 30명 중 3분의 2가 교체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중장 인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국민의 군대를 재건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양성을 확보하고 군 안정화를 통해 안보 공백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1일 단행된 이재명 정부 첫 군 수뇌부 인사에서 7명의 4성 장군이 전원 교체되면서 3성 장군 인사 폭도 커지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비육사 출신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학사 출신 박성제 중장은 비육사 출신으로는 세 번째로 특수전사령관에 보임됐다. 한기성 중장은 학군장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군단장에 올라 수도권 방어 임무를 수행한다. 최근 5년간 육사와 비육사의 중장 진급자 비율은 3.2 대 1이었으나, 올해는 1.8 대 1로 집계됐다.
군 당국은 또 작전 특기 중심 인사에서 벗어나 인사·군수·정책·전력 등 다양한 특기에서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원을 선발해 다양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육군 중장 진급자 중 작전 특기는 70%에 달했으나, 올해는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송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