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카카오 내부에서 알음알음 그간의 성적표에 대한 얘기가 오가고 있다. 하지만 공유되는 내용 대부분이 암울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어 불안감이 고조되는 실정이다.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임원들이 나서서 조직 분위기부터 추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피드 형식으로 바뀐 카카오톡 ‘친구탭’ 경우 주 사용 연령층이 50~60대로 집계됐다. 특히 60대 이상 사용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편에서 ‘숏폼탭’과 합쳐진 오픈채팅도 타격을 입었다. 최신 버전 카카오톡에서 오픈채팅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숏폼탭 메뉴를 빠르게 두 번 두드려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숏폼탭에 대한 거부감으로 아예 해당 메뉴를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 비율이 늘어나면서 오픈채팅 지표가 함께 악화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생긴 숏폼탭을 밀어주기 위해 순항 중이던 오픈채팅과 통합하는 전략을 선택했는데, 숏폼탭 반응이 좋지 않아 함께 수렁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톡에서 오가는 대화 송·수신량인 ‘발화량’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다만 카카오에서도 이 같은 지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직원은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인 말들이 입소문을 타고 번지자 내부에서는 “지금이야 말로 경영진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뿐 아니라 정신아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나서서 데이터를 공개하고, 비래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 측은 “다양한 방식으로 내부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