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이 대규모 조직 개편에 나섰다. 임원 수를 30% 가까이 감축하며 ‘강소화’를 추진하고 사내회사(CIC)를 중심으로 경영 방향타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분야에 맞추는 것이 골자다.
SK텔레콤은 13일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 성과 창출을 위해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개편의 축은 ‘MNO’(통신)와 ‘AI’ CIC다. 우선 MNO CIC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산하에 마케팅·엔터프라이즈·네트워크 사업부가 배치된다.
지난 9월 출범한 AI CIC는 에이닷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중심(B2C) AI와 인더스트리얼 AI·AI 클라우드·피지컬 AI 등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중심(B2B) AI 사업을 맡는다. 팀 단위 조직은 수시로 만들거나 해체할 수 있는 프로젝트 형태로 구성해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보안센터는 조직과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보안 역량을 강화한다. 대외협력(CR)과 홍보(PR) 조직은 커뮤니케이션센터(Comm 센터)로 통합된다. 주요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강화하는 제네럴카운셀(GC)센터도 신설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석원 MNO CIC 프로덕트·브랜드본부 브랜드 담당 등 11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승진 임원 수(3명)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지만, 훨씬 많은 임원이 물러나며 SK텔레콤의 전체 임원 수는 최대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임원(103명)을 기준으로 하면 기존 임원 중 40여명이 직을 내려놓게 된 셈이다. SK텔레콤은 “임원 개개인의 실질적인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 규모를 줄이기로 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경영 환경과 전략 방향에 따라 수시로 인사명령을 내며 전사적인 조직 유연성을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헌 최고경영자(CEO)는 “CIC 체제를 바탕으로 MNO 사업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