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일단 멈춤, 고리 2호기 재가동

입력 2025-11-14 02:00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설계 수명 40년이 만료돼 2년반 동안 가동이 중단됐던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재가동된다. 내년부터 2033년 4월까지 약 7년간 연장 가동될 전망이다. 설계 수명이 종료됐거나 종료 예정인 다른 원전들도 재가동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전체 위원 6명 중 5명 찬성으로 의결했다. 원안위는 “계속운전 기간 동안 충분한 안전 여유도가 확보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중대사고를 포함한 주요 사고 영향도 모두 안전 기준을 충족함을 확인해 계속운전 허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고리 2호기 계속운전 결정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혼합해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를 내세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원전 수명 연장 사례다.

고리 2호기는 영구 폐쇄가 되지 않은 국내 원전 중 가장 오래된 원전이다. 1983년 가동을 시작해 40년간 전력을 생산하다 2023년 4월 운영이 정지됐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다시 가동하는 건 2007년 고리 1호기와 2015년 월성 1호기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결정으로 2029년까지 가동이 중단되는 다른 원전 9기의 계속운전 심사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 3·4호기는 이미 지난해 9월과 지난달 수명 만료로 가동을 멈춘 뒤 계속운전 심사 절차에 들어선 상태다. 오는 12월 한빛 1호기를 비롯해 한빛 2호기, 월성 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3·4호기 등은 2029년까지 차례로 수명이 만료될 예정이다. 최성민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나머지 원전들도 절차에 따라 신속한 계속운전 허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리 2호기는 원안위 현장 점검을 통해 적합성 확인을 거친 뒤 내년 2월 재가동될 예정이다.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현장점검을 통해 한수원의 설비 개선을 철저히 확인해 고리 2호기가 안전 운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적기 재가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