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적자가 9월까지 102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던 2020년 9월(108조4000억원 적자)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소비쿠폰 등 2차 추경 집행이 본격화하면서 지출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총수입(480조7000억원)에서 총지출(544조2000억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3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102조4000억원 적자다.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약 11조원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5년 전과 비슷하다. 9월 누계 관리재정수지는 2020년 108조4000억원 적자로 최대를 기록한 뒤 2021년 74조7000억원, 2022년 91조8000억원, 2023년 70조6000억원, 지난해 9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2차 추경 집행이 적자 폭 확대 이유로 꼽힌다. 황희정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9월에는 주요 세입 일정이 없고 1·2차 추경으로 집행 규모는 늘어났다”며 “통상 9월에는 수지가 증가하고 10월에는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총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조4000억원 증가한 480조7000억원이었다. 국세수입은 289조6000억원으로 34조3000억원 증가했다. 기업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가 21조4000억원 늘었고, 성과급 지급 확대와 해외주식 호황 등으로 소득세도 10조2000억원 증가했다. 세외수입은 2조2000억원 늘어난 24조7000억원, 기금 수입은 4조9000억원 증가한 166조5000억원이다.
총지출은 51조9000억원 늘어난 544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2차 추가경정예산 대비 지출 진도율은 77.4%다. 중앙정부 기준 국가채무는 9월 말 1259조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감소했으나 지난해 말 결산(1141조2000억원) 대비로는 117조9000억원 늘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