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장애 아이… “우리 가족 좀 도와주세요”

입력 2025-11-14 02:05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이 13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연 ‘2025년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 성과공유회’에서 기념촬영이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보건복지부 제공

지난 2월 한 가족이 대구시아동보호전문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청소년기 아이의 충동 장애로 고통받던 가족이었다. 아이를 혼도 내보고 약물도 최대치로 써봤지만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기관은 이 가족을 ‘방문형 가정회복 프로그램’의 대상자로 선정해 지원을 시작했다.

아동과 보호자 등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상담이 진행됐다. 동시에 의료기관에서 아이와 보호자의 심리평가 및 장기간 심리치료가 병행됐다.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한 가족을 위해 지역사회 자원이 총동원됐다.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사회활동 욕구가 생기면서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면 이와 관련된 기관을 연계했다. 아이는 자신이 받은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갖게 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보호자는 “그동안 돈 번다고 아이에게 소홀했던 과거를 반성하게 됐다”며 “지금부터라도 아빠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기관 관계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아동권리보장원과 함께 13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2025년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 성과공유회’를 열고 아동학대 심리지원 사업 및 방문형 가정회복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개했다. 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관계기관 종사자 250여명이 참석해 기관별 주요 사례를 발표하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관리 역량과 심리지원 성과를 함께 점검했다.

통상 8.7% 수준인 1년 이내 재학대 발생률은 방문형 가족회복 프로그램 참여 가정에선 2.9%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 프로그램은 학대 피해 아동이 가정 내에서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김상희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현장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아동의 최선의 이익과 관점이 사업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