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에도 안 잡히는 한강벨트… 집값 상승 폭 확대

입력 2025-11-14 00:40
10·15 대책 시행 후 서울 전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77.4% 감소했다. 다만 신고가에 거래된 소수 매물이 반영돼 평균 거래가격은 대책 시행 전보다 1억6000여만원 올랐다. 사진은 1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이다. 연합뉴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매물이 급감했다. 하지만 서울 ‘한강 벨트’ 주요 지역에서는 약 한 달 만에 상승 폭이 확대되며 꿈틀대는 모습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해 평균 거래액도 오히려 상승했다. ‘거래량은 차갑고, 아파트값은 뜨거운’ 양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은 13일 ‘11월 둘째 주(10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0.17% 상승했다고 밝혔다. 41주 연속 상승이지만, 10·15 대책 발표 직전 상승률 0.53%(추석 연휴로 2주 누계)에서 매주 오름폭이 축소(0.50→0.23→0.19→0.17%)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 관망세에도 서울 한강변 주요 지역은 상승 폭을 확대했다. 용산(0.23→0.31%)·성동(0.29→0.37%)이 각각 0.08% 포인트, 서초(0.16→0.20%)·송파(0.43→0.47%)가 0.04% 포인트씩 상승 폭을 키웠다. 마포(0.23%)와 광진(0.15%)은 직전 주와 같았다. 부동산원은 “전반적인 시장관망세가 이어지며 매수문의 감소하고 거래가 한산하다”면서도 “일부 선호단지 및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과천(0.44→0.40%)과 성남 분당(0.59→0.58%) 등 규제지역에서 상승세가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률은 유지하고 있다.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는 주춤했다. 경기 구리(0.52→0.33%)는 상승률이 꺾였고, 화성(0.26→0.25%)은 소폭 축소했다. 다만 용인 기흥(0.21→0.30%), 수원 권선(0.13→0.21%)은 상승 폭을 키웠다.

10·15 대책 후 약 한 달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0% 가까이 줄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리얼투데이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전날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10·15 대책 시행 후 27일간(10월 16일~11월 11일) 거래량은 2320건으로 직전 27일(9월18일∼10월15일) 1만254건보다 7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금액은 74.4% 감소(약 12조3883억→3조1757억원)했다.

하지만 평균 거래가격은 대책 시행 전후로 1억6000만원 이상(12억814만→13억6882만원) 상승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매물이 급감하고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고려해 가격을 내리지 않은 소수 매물이 신고가로 거래되면서 전체 평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도 유사한 흐름이다. 서울아파트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이달 매매량은 258건에 불과했지만, 평균 거래금액은 14억9103만원에 달했다. 전월(12억1483만원)보다 약 2억 가까이 높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