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수능 선물

입력 2025-11-14 00:40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제히 치러졌다. 수험생 55만여명은 저마다 ‘수능대박’을 목표로 문제를 꼼꼼히 풀었을 것이다. 총 응시자 수가 2019학년도(59만여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출산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올해 고3으로 수능 전선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맘때가 되면 수험생을 응원하는 선물에 관심이 높아진다. 예전에는 원하는 학교에 붙으라는 의미의 끈적한 엿, 그리고 찹쌀떡이 대표적인 선물이었다. 장원급제하라는 ‘찹쌀떡’, 원하는 대로 쩍쩍 붙으라는 ‘합격엿’이 그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대형마트 매대에서 엿과 떡을 찾아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실용성을 앞세운 품목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합격을 기원하는 상징에서 벗어나, 수험생이 실제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제품이 선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가장 선호하는 선물은 현금이나 기프티콘이다. 갖고 싶은 것들을 제대로 사지 못했던 수험생에게는 자유로운 선택권만큼 달콤한 선물이 없을 것이다. 취향에 맞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선물보다는, 수험생이 직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현금이나 기프티콘이 훨씬 실용적이다. 수능이 끝난 후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취미 활동에 필요한 용품을 구매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티켓도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이다. 새로운 활력을 충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선물이다. 음악회, 뮤지컬 등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선물도 수험생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재충전의 시간을 선사한다.

시험을 잘 보라는 간절함을 담은 기원형 선물도 눈에 띈다. ‘불낙죽’이 그 예다. 불고기와 낙지를 넣어 죽을 만든 것인데, 수험생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음식이 됐다. 초콜릿과 식사 대용으로 쓸 수 있는 ‘에너지바’도 인기 선물이다. 잠시나마 ‘입시지옥’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준동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