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복음(福音)을 ‘예수의 가르침’ 혹은 ‘예수에 의한 인간 구원의 길’로 정의한다. 종교가 없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더구나 기독교인이라면 매우 친숙한 내용이다. 한데 ‘복음 수업’(두란노)을 펴낸 이인호(63) 더사랑의교회 목사는 “신앙인이라면 더 자주, 반복해 복음을 들어야 복음대로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믿은 지 수십 년이 지나도 예수 잘 믿는 사람은 드문 게 현실”이라는 이유다.
“예수 떠난 신앙생활에 남는 건 자신의 도덕과 경건, 인격뿐”이라고 꼬집는 이 목사를 최근 경기도 수원의 교회에서 만났다. 책은 2017년 그가 펴낸 ‘믿음에서 믿음으로’를 개정·증보한 것이다. 이 목사가 서명한 후 건넨 책 내지엔 ‘복음을 배우고 복음으로 삽시다’란 문구가 적혀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회 성도라면 대체로 복음에 익숙할 텐데요.
“제가 복음을 반복해 선포하는 건 성도 모두가 삶에서 ‘신앙의 열매’를 맺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열매는 각자 삶에서 믿음대로 살았을 때 얻는 결과를 뜻합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을 알면서도 각종 세파와 이단 사설에 흔들리는 게 우리네 삶 아닙니까. 복음을 아는 걸 넘어 사고방식과 체질에 새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도 바울 역시 믿음 좋기로 소문난 로마 성도가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복음을 자세히 해설했습니다.(롬 1:8~15)”
-‘사도 바울이 집대성한 신학서’인 로마서로 복음을 설명한 이유가 있습니까.
“로마서뿐 아니라 마태복음 등이 포함된 복음서, 에베소서 같은 서신서에도 복음 이야기는 나옵니다. 다만 강조점이 다르지요. 로마서는 인간의 죄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이룬 칭의와 연합, 부활 및 성령의 내주 등을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주님이 이룬 이 모든 걸 신학적일 뿐 아니라 실제적으로 기술한 게 로마서입니다. ‘고백록’ 저자 교부 아우구스티누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 등도 로마서를 읽고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안타까운 건 이 보물 같은 책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꽤 된다는 겁니다. 로마서 1~11장의 내용 흐름대로 책 내용을 구성한 것도 현대인에게 사도 바울이 가르친 복음 그 자체를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바울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어렵지 않게 정리하느라 어려움이 컸습니다.(웃음)”
-“다 죄인이면 도대체 누가 구원받나요” 등 질문 형식으로 각 장 제목을 붙였습니다.
“성도들이 로마서를 읽으며 궁금해할 법한 질문을 구상해본 겁니다. 그간 교회서 이끌어 온 제자훈련과 소그룹 모임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에 새로 정리해보니 질문 33개가 나오더라고요.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찾아 로마서 본문과 함께 읽는다면 독자의 신앙에 큰 유익이 되리라 봅니다.”
-독자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습니까.
“복음과 종교를 나누는 경계선은 하나님 은혜입니다. 한데 은혜로 구원을 얻고는 형식적으로 신앙생활을 유지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재차 말했듯 복음을 반복해 들으며 믿음에 자기 공로는 빼고 은혜만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의 뜻에 기쁘게 순종하며 거룩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운동할 때도 힘 빼는 게 어렵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해야 흔들림 없이 끝까지 믿을 수 있습니다.”
-초교파 복음운동단체 ‘복음과도시’ 초대이사장입니다.
“복음과도시는 제게 복음뿐 아니라 복음적 목회 및 삶에 대해 더 깊은 눈을 열어준 모임입니다. 미국에서 이 운동을 시작한 팀 켈러 리디머장로교회 설립목사처럼 복음을 이 시대에 적용하는 게 한국교회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 목회자와 함께 이 일을 해나갈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책에서 다루지 못한 로마서 본문(12~16장)을 다룬 후속편을 준비 중입니다. 복음적 목회에 관심 있는 30~50 목회자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시작한 ‘더 목회자 세미나’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수원=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