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첫 한밤 발사 도전… ISS 충돌 가능성 주의해야

입력 2025-11-13 00:21
지난 9월 16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로 옮겨진 누리호 4차 발사체. 우주항공청 제공

오는 27일 4차 발사를 앞둔 누리호는 처음으로 한밤중에 하늘로 향할 예정이다. 누리호에 탑재되는 위성이 지구 자기장과 오로라 관측을 목표로 하고 있어 시간대를 심야로 정했다. 유인 우주 시설인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충돌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 여러 변수와 가능성에 따라 당일 발사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함께 지난 11일 누리호 4차 발사 준비에 대한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누리호 4차 발사는 이달 27일 오전 0시54분부터 1시14분 사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다. 이번 발사에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민간 큐브위성 등 부탑재위성 12기가 실린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자기장과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간대에 누리호를 발사해야 궤도에 안착할 수 있다.

누리호의 성공 여부는 크게 세 가지 조건에 달려있다. 기상 조건과 우주 충돌, 우주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기온은 영하 10도에서 영상 35도 사이, 지상 평균 풍속은 초당 15m를 넘으면 안 된다. 낙뢰 가능성이 있어도 발사가 어렵다. 누리호가 우주로 간 뒤 기존 우주선과 충돌하지 않게 하기 위한 조건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항우연에 따르면 지구 주변을 도는 ISS와 누리호 간 거리가 발사 당일 오전 1시12분부터 200㎞보다 가까워진다. 우주비행사가 상주하는 ISS는 축구장과 비슷한 크기다.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현재까지는 발사하는 데 크게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발사 당일 오전 8시 전까지 검토해서 (발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벽 1시 정도에 발사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휴먼 에러’를 줄이기 위해 조금 더 조심하자고 얘기하고 있다”며 “오후 6시나 새벽 1시나 기술적으로는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오는 24일까지 조립을 완료한 뒤 25일 발사 장소로 운송된다. 안전을 위해 발사장 주변 3㎞는 통제되고, 주변 섬 주민들은 여수 지역으로 이동한다. 하늘길도 일부 통제된다. 본격적인 발사 준비는 이륙 전날인 26일 오후 6시쯤부터 시작된다. 전기·전자 장치가 정상 가동되는지 확인한 뒤 연료인 케로신과 산화제인 액체산소를 동체에 주입한다. 발사 10분 전에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자동 관제 시스템에 이상이 없으면 누리호는 최종 이륙 준비를 마치게 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