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방송 복귀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백 대표가 경영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미지를 관리하는 일만 신경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 대표 측은 극소수 점주들의 여론몰이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MBC는 오는 17일로 ‘기후환경 프로젝트-남극의 셰프’ 편성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촬영을 시작했고, 지난 4월 방영이 검토됐으나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프로그램이 그대로 방영되면 백 대표는 6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하게 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등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 앞에서 백 대표 방송 복귀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백 대표가 방송을 통해 쌓은 긍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가맹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점주들이 과밀 출점과 매출 악화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 복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백 대표를 둘러싼 여러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 더본코리아의 수익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매출 1849억원, 영업손실 1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6%가량 줄었고 적자전환했다. 다만 더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3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가 지난달 국회의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는데, 방송에는 나오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제품 원산지 허위 표기, 농지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충남 예산군 백석공장의 농지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서는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백 대표 측은 전가협 등의 기자회견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더본코리아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껏 점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장 표명을 자제했지만 더 이상 전가협과 5명의 점주, 그와 밀접한 유튜버 등이 연결된 조직적인 기업 죽이기 공격에 참고 있을 수 없다”며 “백 대표는 이미 지난 5월 제작 중인 방송 프로그램까지 마무리한 뒤 회사 경영과 상생에 전념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가 일부 논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은 사실이다. 백 대표는 제품 원산지 허위 표기 혐의에 대해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또 차그릴 사용·농약통 분무기 사용·미인증 프레스 철판 사용·오뗄햄 상온 배송 등의 의혹과 관련해서는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서 종결 처리했다.
그럼에도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고, 더본코리아 관련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방송에 나오기는 시기상조”라며 “회사가 내놓은 상생 지원책 외에 점주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