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순례, 눈으로 보지 말고 이젠 체험을

입력 2025-11-11 03:05
이스라엘관광부 노가 쉐르 종교국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목회자 대상 성지세미나를 통해 다윗성 순례길을 소개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관찰에서 체험’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방식의 성경 지리 연수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스라엘관광청은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교회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 성지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와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얼어붙었던 이스라엘 순례 열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가 쉐르 이스라엘관광부 종교국장은 “성경 속 현장의 견학을 넘어선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라신에서 가버나움까지 5㎞, 나사렛에서 가버나움까지 65㎞ 등을 걸으며 여행하는 ‘믿음의 길(Paths of Faiths)’이나 성서식물원인 네오트 케두밈 공원에서 고대 방식의 올리브 압착 체험, 성경 자연 투어 등을 언급했다. 쉐르 국장은 “이런 프로그램이 성경 속 유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방문객들에게 더 강렬한 기억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쉐르 국장은 예수가 군대 귀신을 쫓은 갈릴리 쿠르시(거라사) 국립공원과 스코퍼스산에서 열리는 성경 모임과 기도회를 소개했다. 그는 “전쟁을 지나며 전 세계 기독교가 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발굴된 다윗성 ‘순례자의 길’과 예루살렘 국립도서관,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서쪽 벽에 세워진 몰입형 체험관도 소개했다.

이사야서 66장이 오롯이 담긴 사해사본 두루마리 원본도 곧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은 내년 1월 개관 60주년을 기념해 4개월간 이 두루마리를 선보인다. 이사야 두루마리는 1947년 사해 북서쪽에서 발견됐으며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 중 하나다. 두루마리 길이만 7m가 넘는다. 오늘날 히브리어 성경(마소라)과 95% 이상 내용이 일치한다. ‘사막의 목소리, 위대한 이사야 두루마리’를 주제로 한 이번 공개는 항온 항습 등 보존을 중시해 일부만 공개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실물 전체를 선보이는 드문 행사다.

세미나에선 불완전한 휴전에 따른 안전 문제도 언급됐다. 외교부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지역(국경으로부터 4㎞)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이외 이스라엘 지역에 3단계(출국권고)를 유지하고 있다.

조유나 이스라엘관광청 소장은 “외교부의 여행경보 변동 여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여행금지 대상 구역에는 일반인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외교부와 관련 기관을 통해 변경된 정보는 신속하게 전달할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위험 지역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어 지도와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주요 성지 가운데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갈릴리 등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