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실 ‘페트병 술 반입’ 의혹… “가짜뉴스” vs “녹화실서 마셨다”

입력 2025-10-23 18:44 수정 2025-10-24 00:00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의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 중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발언권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수사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지시로 ‘술이 담긴 페트병’이 검사실에 반입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검사였던 박상용 검사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반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검사실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박 검사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담당 검사로서 술을 마셔도 좋다든가, 김 전 회장이 그렇게 말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허락한 사실이 있느냐”는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 언론 보도 내용을 제가 처음 듣고 여러모로 확인해보니 가짜뉴스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에 술을 먹었던 사실이 있느냐”는 김 의원 질문에 “있다. 박상용 검사실 1313호 영상녹화실에서 마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 기억으로는 쌍방울 직원이던 박모씨라는 사람이 술을 페트병 같은 것에 넣어서 (가져왔고), 종이컵에 (마셨다) 저하고 박 검사 그리고 수사관(이 있었다)”이라고 말했다.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사건 수사 과정 중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부장검사는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이 대검 보고서에 담긴 핵심 증거를 빼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주임검사에게서 두 차례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올해 3월 7일 엄 전 지청장이 9분여간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대검찰청에 감찰 지시를 하고 사건을 재배당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엄 전 지청장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검사장들은 검찰 수사권 폐지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일선 검사장들에게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동의하냐”고 질의했다.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은 “구성원으로 안타깝다”면서도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면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입법권을 존중하지만 (검찰) 구성원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박재현 박성영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