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발사한 미사일은 KN-23 계열의 신형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초 군 당국의 초기 분석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이 작게 평가됐지만 북한 발표와 합동참모본부의 탐지 결과 사이에 괴리가 존재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23일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 외형, 발사 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화성-11마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권용수 국방대학원 명예교수는 “KN-23 계열 이전 모델의 기존 SRBM은 탄두가 원뿔형 또는 단순 뾰족형”이라며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번 미사일은 종말 단계에서 뒤쪽이 뾰족하지 않다. HGV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기존 전술유도탄인 북한판 이스칸데르에 HGV 스타일의 종말부를 장착한 신형 SRBM”이라고 분석했다.
화성-11마는 KN-23 계열 SRBM 발사체에 HGV 형태 탄두를 장착한 개량형이다. 포물선형 궤적에 변칙 기동 능력을 더해 방공망 회피 능력을 강화했다. HGV 탄두는 기존 SRBM처럼 원뿔형이 아닌 날개가 달린 모습을 띤다. 북한은 지난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화성-11마를 공개했다. 다른 유형일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화성-11마라면 극초음속 기술의 실전 운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우리 군 초기 탐지 체계의 오차도 드러났다. 북한은 2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날 평양시 역포 구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2개의 극초음속 비행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발사된 극초음속 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 목표지점에 떨어졌으며, 발사 지점과 탄착 지점의 거리는 약 400㎞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합참의 초기 관측과 차이가 있다. 우리 군은 전날 미사일이 평양 인근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발사됐으며, 약 350㎞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발사지점은 5㎞, 사거리는 50㎞가량 차이가 난다. 합참 관계자는 “탐지한 기준으로 측정한 초기 수치”라며 “정확한 제원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극초음속 종말 단계에서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북한은 발사 소식을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공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참관하지 않았다. 이는 이번 발사가 국내 선전이 아닌 외부를 향한 전략적 신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걸 시사한다.
송태화 박준상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