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저 들 밖에 한밤중에’ 123장(통123)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요한복음 1장 14절
말씀 : 기독교(Christianity)는 그리스도(Christ)에 관한 종교입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창시자를 빼도 종교적 가르침이 남지만 기독교에서 그리스도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그리스도는 영원 전부터 존재하신 로고스(요 1:1), 즉 기독교의 메시지 자체이시기 때문입니다. 신·구약 성경이 일관되게 예언하는 분이 그리스도시고 성탄절은 그분이 마침내 세상에 오신 역사적 사건입니다.
기록된 성경이 설계도라면 그리스도는 그 실체, 즉 설계도를 따라 완성된 건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바울은 그의 대표적 교회론이라 할 수 있는 에베소서에서 건물 비유를 통해 그리스도와 그분의 몸인 교회를 설명합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이 놓은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며, 그리스도 예수가 그 모퉁잇돌이 되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건물 전체가 서로 연결되어서, 주님 안에서 자라서 성전이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도 함께 세워져서 하나님이 성령으로 거하실 처소가 됩니다.”(엡 2:20~22, 새번역)
교회가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거대한 설계도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교회가 얼마나 놀랍고 영광스러운 사명을 맡고 있는지 깨닫게 하는 말씀입니다. 이 큰 그림 속에서 성탄절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성자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셔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셨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앤드루 월즈라는 신학자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이 ‘하나님의 번역’(Divine Translation)이었다고 말합니다. 육체의 오감을 통해 사물과 개념을 감지하는 인간에게 영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이 어떤 분인지 드러내시기 위해 인간의 눈높이를 맞추신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궁극적 계시는 성경이라기보다 성경이 가리키는 그리스도 자신이십니다. 성육신의 역사적 사건이 없었다면 하나님의 어떠하심에 대한 막연하고 추상적인 추측만 난무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 제목에 ‘현현(顯現)’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나오는데, 이 말은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실체로 담아냈다는 뜻입니다.
크리스천은 존재와 삶으로 그리스도를 번역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를 번역한다는 것은 우리가 단순히 많은 일을 열심히 하는 차원을 넘어 그리스도처럼 매사에 하나님의 자비롭고 공의로운 속성을 드러내는 존재가 돼야 함을 가리킵니다. 성탄절은 은혜와 진리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그분의 속성을 구현(현현)하신 절기입니다. 교회가 세상의 빛(요 1:4~5)이신 그분의 몸답게 ‘은혜와 진리’의 공동체로서 부패한 세상의 소금으로 어두운 세상의 빛으로 그리스도를 번역하는 성탄 절기가 되기 바랍니다.
기도 : 하나님, 은혜와 진리로 우리 가운데 오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우리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가 세상에 번역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민영 은퇴 선교사 (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