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채용 비리와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사무실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 회장과 체육회 관계자 등의 직원 부정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물품 사적 사용 혐의를 수사 중이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대한체육회의 비위에 관한 첩보를 바탕으로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 조사를 진행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11일 이 회장 등 체육회 관계자 8명을 업무 방해와 제3자 뇌물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회장은 딸의 대학 친구 A씨를 진천선수촌에 부당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점검단 조사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선수촌 고위 간부에게 A씨 이력서를 전달하면서 A씨를 채용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완화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체육회는 채용요건을 완화해 A씨를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자격요건 완화에는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를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건 완화에 반대하는 직원에게 폭언하고 채용 부서장을 교체했다.
이 회장은 또 체육회 산하 단체 B회장에게 파리올림픽과 관련한 중요 지위를 맡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선수 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매 비용 등 80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이 회장은 체육회 후원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파리올림픽 참관단에 체육계와 관련 없는 지인 5명을 추천해 계획에 없던 관광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