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 부정채용 의혹’ 이기흥 회장 대한체육회·진천선수촌 압수수색

입력 2024-12-18 19:16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올림픽도시연합 스포츠 서밋 출장을 마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13일 오후 인천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채용 비리와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사무실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 회장과 체육회 관계자 등의 직원 부정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물품 사적 사용 혐의를 수사 중이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대한체육회의 비위에 관한 첩보를 바탕으로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 조사를 진행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11일 이 회장 등 체육회 관계자 8명을 업무 방해와 제3자 뇌물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회장은 딸의 대학 친구 A씨를 진천선수촌에 부당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점검단 조사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선수촌 고위 간부에게 A씨 이력서를 전달하면서 A씨를 채용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완화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체육회는 채용요건을 완화해 A씨를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자격요건 완화에는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를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건 완화에 반대하는 직원에게 폭언하고 채용 부서장을 교체했다.

이 회장은 또 체육회 산하 단체 B회장에게 파리올림픽과 관련한 중요 지위를 맡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선수 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매 비용 등 80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이 회장은 체육회 후원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파리올림픽 참관단에 체육계와 관련 없는 지인 5명을 추천해 계획에 없던 관광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