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체픈게티, 女마라톤 2시간10분 벽 깼다

입력 2024-10-15 02:48
케냐의 마라토너 루스 체픈게티가 14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시카고 마라톤 여자부 경기에서 2시간9분56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운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케냐의 서른 살 마라토너 루스 체픈게티가 여자 마라톤 사상 최초로 2시간10분의 벽을 무너뜨렸다. 어린 시절부터 육상에만 전념해왔던 그는 자신의 종전 개인최고 기록을 무려 4분 이상 앞당기며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체픈게티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시카고 마라톤 여자부 경기에서 42.195㎞를 2시간09분56초 만에 완주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달성한 종전 세계기록 2시간11분53초를 2분 가까이 앞당겼다.

체픈게티는 세계육상연맹(WA)을 통해 “저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고 기분이 좋다. 내 꿈이 이뤄졌다”며 “항상 마음속에 있던 세계기록만 생각하며 많이 싸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세계기록이 케냐로 돌아왔다. 동료 켈빈 키프텀에게 이 기록을 바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남자 세계기록(2시간00분35초)을 세웠던 키프텀은 케냐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올해 2월 세상을 떠났다.

1994년 케냐 케리코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고교 졸업 후에는 선수생활에 집중하면서 육상 커리어를 쌓기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특히 시카고 마라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체픈게티는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시카고 마라톤에서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22년 대회 때 수립했던 자신의 종전 개인최고 기록(2시간14분18초)을 2년 만에 4분22초나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 남자부 경기에서 체픈게티보다 빨랐던 선수는 단 9명에 불과했다. WA는 “체픈게티의 의도는 처음부터 분명했다. 첫 5㎞를 15분 만에 질주했고, 30분14초 만에 10㎞에 도달했다”며 “이후에도 거침없는 페이스를 이어가며 1시간04초16의 기록으로 중간 지점을 지났고, 2시간9분대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