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에타 린네만(1926~2009) 박사는 비평신학의 권위자 가운데 한명이다. 그녀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신학자 루돌프 불트만(1884~1976)의 제자였지만 51세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뒤 인도네시아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다. 그녀는 신학대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자신의 저서들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후 역사비평신학을 비평하는 복음주의자로 활동했다. 린네만은 역사비평신학을 이단적인 사상이라고 단언한다. 그녀는 어떤 점에서 현대 자유주의 비평신학을 심지어 이단적인 학설이라고 비판하는 것일까.
‘성경적 정통주의’ 거부
비평신학은 현대 자유주의 신학의 핵심적인 방법론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자유주의 신학’은 종교개혁가들이 강조한 ‘성경적 정통주의’와는 완전하게 다른 신학사상이다. 정통주의의 중심에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가 있는 반면 자유주의 신학의 핵심에는 인간을 만물의 척도로 삼는 ‘인본주의’와 인간의 이성과 과학을 진리의 검증 기준으로 삼은 ‘계몽주의’가 있다.
독일의 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 ‘이성의 한계 내에 있는 종교’라는 저서에서 초월성을 배제하고 신앙을 인간의 이성 안에서 새롭게 이해하고자 했다. 루드비히 포이어바흐(1804~1872)는 ‘기독교의 본질’에서 신학을 인간학으로 규정하고, ‘신’은 인간의 보편적 경험이 만든 오류이며 부활 교리는 장수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후의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기독교의 ‘하나님’은 인간 심리의 투영, 신앙은 도덕과 감정으로 축소됐다. 역사비평신학은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것을 대전제로 삼았다. 그러나 하나님 없는 신학은 더이상 신학이 아니다.
전지전능 아닌 주관적 ‘신’ 강조
계몽주의에 따르면 이성과 과학이 진리의 척도가 된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계시)은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신화로 간주된다. 루돌프 불트만은 예수의 동정녀 탄생과 부활, 초자연적인 기적을 역사적 사실로 수용하지 않았다.
그는 전지전능한 창조주 대신 신앙을 통해 경험되는 주관적인 신의 개념을 강조했다. 천국과 지옥은 신화적인 세계관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재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불트만의 ‘성경의 비신화화’ 작업이다. 그러나 그의 제자였던 린네만 박사는 불트만의 신학이 하나님의 초월성과 기적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이단성이 있다고 봤다.
성경은 신화를 거부한다. 베드로는 우리의 복음이 교묘하게 만들어진 신화를 따른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벧후 1:16). 바울은 허탄한 신화를 버리라고 말한다(딤전 4:7). C.S. 루이스도 성경은 역사서술 방식으로 기록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령의 인도에 이성을 복종시켜야
복음주의 크리스천은 자유주의 신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에타 린네만은 비평신학이 사실로 조작된 것이며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성경의 영감을 부정하고 성경을 고대의 다른 문헌들과 유사하게 취급한다. 그들에게 성경은 신의 계시가 아니라 후대의 신앙공동체가 만들어낸 인간의 문학작품일 뿐이다. 비평신학은 성경의 생명력을 제거하고 성령을 ‘해석 방식’으로 대체한다. 린네만은 독약이 든 병에 위험 표지를 붙여놓는 것처럼 역사비평 시스템에 경고 표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음주의 선교신학자인 피터 바이어하우스(1929~2020) 박사 역시 역사비평신학이 계시로서의 성경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의 토대인 성경을 변호하는 것은 기독교변증의 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됐다는 것은 하나님이 성경의 저자라는 것이다(딤후 3:16).
성경의 자기증거는 인간 저자의 지식과 언어를 사용하시되 오류가 없도록 쓰셨다는 ‘기자영감’과 성경의 모든 단어에 하나님의 숨결이 불어넣어졌다는 ‘축자영감’으로 표현된다(딤전 3:16~17). 성경 전체를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말씀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인간의 이성에 성경을 복속시키지 말고 성령의 인도에 우리의 이성을 복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적 분별력을 키워라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에게 영적 분별력은 필수적이다. 사도 요한은 성육신을 부정하는 영지주의를 적그리스도의 영으로 규정했다. 사도 바울과 베드로는 부활과 승천, 말씀을 통한 창조와 노아홍수의 역사성, 주의 재림을 부정하는 이들을 거짓교사로 규정했다. 자유주의 신학이 성경의 핵심교리를 부정하고 있다면 그것은 반성경적, 반기독교적인 이단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는 말세에 거짓 선지자들이 택함받은 성도를 미혹할 것이라고 예고하셨다(마 24:24). 우리는 거짓된 이단사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누가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너희를 사로잡을까 주의하라. 이것은 사람의 전통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따름이요 그리스도를 따름이 아니니라.”(골 2:8)
믿음을 키우는 팁
성경비평학은 과학인가 의견인가
(에타 린네만 지음·부흥과 개혁사)
성경비평학은 과학인가 의견인가
(에타 린네만 지음·부흥과 개혁사)
루돌프 불트만의 제자로 역사비평신학의 대표적인 학자였던 린네만은 불트만 신학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저자는 전격적인 회심 이후에 성경을 성령의 조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 신자들도 읽을 수 있는 성경비평 입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