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칼럼] 고도비만수술 중 하나인 ‘위우회술(루와이 위우회술)’. 말이 참 어렵다. 우리나라 의학이 미국과 일본의 영향을 함께 받으며 발전하다 보니, 의학 용어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곧이곧대로 해석을 하자면 음식이 원래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돌아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래 그림처럼(사진 참조) 위를 분리해 윗부분에 작은 주머니를 만들고; 소장을 끌어 올려 음식이 내려가도록 하는 수술이다.
이런 구조를 통해 음식물 섭취를 줄이고(작은 위주머니), 동시에 영양흡수를 줄이는(남은 위와 아래의 소장으로 음식이 지나가지 않음) 특징을 가진 고도비만 수술 중 가장 대표적인 수술법이 ‘위우회술’이다.
이 수술법은 1967년에 처음 시행됐으며, 위암 혹은 궤양환자에게서 수술 후 지속적 체중감소 및 유지가 이뤄지는 것을 보고 개발된 것이 발생 배경이다. 이후 꾸준히 시행되면서 장기적인 결과 축적이 이뤄졌고, 1990년대 들어 복강경 도입과 함께 현재까지 가장 많이 시행되면서 고도비만 수술의 표준(gold standard)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수술이 갖는 장점은 첫째, 장기적으로 적절한 체중감소 및 감량된 체중 유지가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순수하게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다른 두 수술 방법에 비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둘째, 동반된 비만관련 질환의 완치율이 높다. 이는 단순히 체중감량이 잘 되기 때문만이 아니라 위장관의 환경 변화(음식이 십이지장을 지나지 않고 아래 소장으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노출됨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에 그 이유가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반면, 단점은 수술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것과 의도적으로 영양 흡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영양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위암 발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우회된 위의 정기적인 내시경 관찰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장점과 단점과 함께 여타 모든 수술과 마찬가지로 이 수술법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와 소장을 연결한 부위가 잘 아물지 않는 ‘누출’이라는 것이다. 그 외에 폐 색전증(정맥에서 만들어진 피 찌꺼기가 폐동맥을 막아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환), 출혈, 연결부위 협착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연결부위 궤양 혹은 유착으로 인한 장폐색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합병증만 놓고 보면 이 수술은 조금 어렵고 막연한 두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의학 용어들이 많다. 하지만 지난번 ‘고도비만수술의 가이드라인’에서 설명했듯이, 이런 위험은 고도비만을 방치했을 때보다 훨씬 덜 위험하다는 점이다.
즉, 고도비만 수술의 위험성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쓸개 떼어 내는 수술)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이는 막연한 두려움 보다는 건강을 찾고 삶의 질을 끌어 올리는 가치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