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10명중 4명꼴, 진료상담 시간 부족하다 느껴

입력 2011-12-26 14:57

불충분한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암진료의 질을 저하시킨다

[쿠키 건강] 암 환자 10명중 4명 정도는 의사와의 진료상담이 불충분하다고 느끼며, 이는 암 환자 건강관리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암 환자가 원하는 진료상담 시간은 9분 가량이었지만, 실제 암 환자가 느끼는 진료상담 시간은 7분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암 환자에 대한 최적의 치료 환경 제공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의료진들의 다학제적 협진을 통한 진료 만족도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 성균관의과대학 박재현 교수, 국립암센터 공동 연구팀은 ‘불충분한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암 진료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암에 대한 지지치료(Supportive Care in Cancer)’지(誌) 10월홀에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암생존자들이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충분하다고 느끼는지 조사했으며, 충분치 못하다고 느낄 때 야기되는 결과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를 비롯해 강원대·충북대·충남대·전북대·화순전남대·경북대·부산대·경상대·제주대병원 등 전국 9개 병원에서 실시됐다.

연구는 국립대병원 지역암센터에 내원하는 2556명의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환자가 느끼는 평균 진료상담시간, 환자가 선호하는 진료상담시간, 나이, 성별, 교육수준, 경제수준, 불안 우울 여부, 암 종류 등에 대한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18세 이상의 암환자로 암 진단 후 4개월 이상 경과된 환자만 포함됐다. 조사된 진료면담 시간은 재진이었으며, 진단 후 처음 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초진은 제외됐다.

◇평진 진료상담 시간은 7.1분, 암환자 선호 진료상담 시간은 9.1분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환자들이 느끼는 평균 진료상담 시간은 7.1분이며 환자들이 선호하는 평균 진료상담 시간은 9.1분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조사 대상 2556명의 암생존자 중 37.1%인 985명이 의사와의 면담이 불충분하다고 느겼다.

젊은 환자, 여성 환자, 고학력자 환자군 일수록 진료면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들 환자군은 본인의 항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그들의 의사를 반영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6대 암(위암, 폐암, 간암, 직결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이외의 암을 가진 환자군도 6대 암을 가진 환자군에 비해 진료면담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겼다. 이는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암 정보와 환우회와 같은 환자자조모임이 대부분 6대 암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적의 암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주관적인 요구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면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 교수는 시간당 많은 환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국내의 의료 현실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암 치료 이외의 전반적인 건강관리나 심리 상담에 대한 요구는 암전문의와 이외의 의료진에 의한 다학제적 협진을 통해 충족시키는 것도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