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65세 이후 노년기에 주로 발생하며, 암과 심장병 등 주요 사망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환자 본인은 물론 주위 가족과 친지 등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고, 환자 치료와 돌봄(케어)을 위한 위한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도 큰 질환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치매의 조기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치매는 암과 같이 국가차원에서 관리하고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고령사회 진입으로 2030년이면 치매 환자가 10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 모두가 치매라는 질환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 이준홍 소장(신경과·연세의대 임상교수·사진)은 치매 발생 증가는 향후 우리나라 보건의료계의 가장 큰 문제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어, 치매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강조했다.
◇체계적인 3개과 협동진료 강점
이처럼 증가하는 치매환자를 관리하고 보다 효과적인 치매 예방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곳이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다. 이 센터는 치매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국내 최초, 최대 규모로 진료를 시작했으며, 3개 과의 협진 개념을 도입했다.
이준홍 소장은 “일산병원의 특성인 공공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치매 진료와 예방을 위해 신경과와 정신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3개과의 유기적인 협동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치매예방센터 신경과는 혈관성 치매와 파킨슨병 치매, 유전성치매 등 유형별로 치매를 진단하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환자행동 치료, 우울증 치료, 보호자 치료 등을 담당한다. 또 재활의학과에서는 치매환자에 대한 재활과 인지장애재활, 통증치료, 운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3개과의 유기적인 협진은 치매의 예방뿐만 아니라 조기발견과 치료, 재활관리 등 질환의 진행 단계별 적정 진료를 제공하는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표 참조)
특히 치매는 단일 질환의 진단명이 아닌 뇌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원인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수십 가지 질환을 감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정신과적 증상이 동반되고, 반대로 정신과적 질환으로 치매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또 노인성 질환인 치매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갖고 있는 통증으로 인해 거동 장애가 생겨, 치매가 빨리 악화될 수도 있다.
이준홍 소장은 “이런 특징 때문에 아무리 경험이 많은 전문의라 할지라도 한 진료과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게 되면 모든 문제점을 알아낼 수 없을 수 있다”며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처럼 진료하는 시스템이 치매환자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위한 최상의 진료시스템 제공
“치매 환자의 대부분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습니다. 또 치매 환자는 재활치료도 필요합니다. 일산병원은 보다 효과적인 환자 진료와 치료를 위해 3개과 협진시스템을 갖춘 별도의 진료 공간을 마련한거죠.”
환자를 위한 최상,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의 강점이자 경쟁력이라고 설명한 이준홍 소장은 공공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일산병원의 진료 철학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최상의 진료를 위해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는 독립적인 심리검사치료실 2개와 인지재활치료실, 교육상담실, 판독실 등의 진료공간을 운영중이다. 현재 3개과 7명의 의료진과 함께 신경심리사, 간호진들이 환자 진료에 나선다.
치매예방센터에 초진으로 한번 등록하면 3개 진료과에서 진료를 모두 받을 수 있다. 또 각종 검사 결과에 따라 재진을 받을 수 있으며, 향후 치료 방향이 결정된다. 이 소장은 “병원 수익보다 환자를 우선 생각하는 공공성을 강조해 환자가 원하는 1개과에 접수하면 3개과 진료를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환자는 1개과 진료비만으로도 3개과 의료진의 상담과 진료를 모두 받을 수 있고, 이 협진 결과를 토대로 각종 검사와 치료, 재활 등의 방향을 잡게 된다. 센터에서 실시되는 주요 검사는 신경심리 검사, 뇌영상 촬영과 혈액검사, 유전자 검사 등이다.
◇국가차원의 치매 관리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도 적극 나설 것
치매는 원인과 형태에 따라 다양하기도 하고,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준홍 소장은 “아직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관리와 예방보다 다소 뒤쳐진 감이 있지만, 앞으로 국가가 치매 관리와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최근에는 치매 진단율도 높아졌고, 치매예방 백신 개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는 등 치매도 이제는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는 질환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면에서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가 추진을 준비중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치매관리센터 구축은 공공의료에서의 치매 예방·관리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8월 공포돼 내년 2월 시행에 돌입하는 ‘치매관리법’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국가치매관리위원회를 통해 5년 단위로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치매검진사업 등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준홍 소장은 “앞으로 초기, 중기, 말기 등 질환 정도에 따른 통합적인 관리를 국가가 담당하고 꾸준한 예산 집행도 이뤄지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중앙치매관리센터 설립 등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따라서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도 이러한 공공의료 강화, 국가차원의 치매 예방 및 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치매는 진단과 치료도 필요하지만, 예방과 재활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센터 이름에을 치매예방센터로 했습니다.”
센터가 문을 연지 1년 밖에 안됐지만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이준홍 소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를 많이 응원해 달라다고 환하게 웃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