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세대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이 연이어 발생하는 의료사고 소식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5월 탤런트 박주아 씨가 신우암으로 로봇을 이용한 신장 절제수술 후 사망해 7월 박 씨의 유가족에게 형사 고발을 당했다. 이어 최근에는 신장이식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신장 적출 수술을 받은 후 회복중이던 20대 여성이 사망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6일 서울서대문경찰서는 10월 20일 자신의 어머니(50·여)에게 신장을 이식하기 위해 신장 적출 수술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서 회복중이던 A(22·여)씨가 쇼크로 인해 사망한 사건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9일 신장 이식을 위해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에서 신장 적출 수술을 받았으며, 회복도중 갑자기 심장이 정지하는 쇼크가 발생해 재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유가족들은 10월 26일자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경찰은 지난달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서대문경찰서 측은 국과수로부터 12월 10일 경 부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과실 유무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선 지난 7월 탤런트 박주아 씨 유가족들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장을 포함한 의료진들을 형사 처발해달라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故 박주아 씨는 올해 초 신우암 진단을 받고 지난 4월 18일 세브란스병원에서 로봇을 이용한 신장 절제수술을 받은 후, 5월 새벽 인공산소호흡기 튜브가 이탈해 뇌사에 빠져 이틀뒤 사망했다.
당시 세브란스병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유감의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2중 진단서, 1차 수술 과정, 십이지장 천공 후 2차 수술 과정, 중환자실 환자 조치 등 논란이 된 내용에 관해 조목조목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이번 20대 여성의 사망과 탤런트 박주아 씨 사망 외에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말 양승철 비뇨기과 교수의 ‘불필요한 로봇수술 시행’ 발표, 일명 양심선언으로 세브란스가 자랑하던 로봇수술 효용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당시 양 교수는 한 토론회에서 “로봇수술을 통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로봇수술이 오히려 정교하지 않고, 수술하는데 각도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승철 교수는 지금껏 나온 데이터는 순 조작일 뿐이라며, 수술하지 않아도 될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최고의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지난 8월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로봇수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최근에는 로봇수술 연간 7000건 시대를 열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로봇수술 등을 둘러보는 로봇체험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올해 2건의 법원 판결로 또 한번 속앓이를 했다.
일명 유방암 오진 논란으로 환자와 서울대병원 등과 법정 공발을 벌여왔던 ‘유방암 환자 K씨의 진단’건에 대한 소송에서 세브란스병원만이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문을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7월 판결을 통해 이 사건은 세브란스병원의 과실로 조직검체가 뒤바뀐 만큼 서울대병원 측이 조직검사 슬라이드를 재판독했다 하더라도 유방암으로 판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결했다. 특히 재판부는 “세브란스병원은 김씨의 조직검사 슬라이드를 만들면서 암세포를 가진 다른 환자의 조직검체에 김씨의 라벨을 부탁하는 실수로 인해 유방암 오진을 했다”며 세브란스병원 측은 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또 이달 초 서울고등법원 민사 17부는 갑상선 수술 직후 환자가 호흡곤란을 원인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 ‘산소 공급을 위한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종합병원의 의료과실을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2009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감상선 전절제술 후 사망한 A씨 사건과 관련 유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병원 측이 42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결정했다.
이외에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대형병원 중 의료용 마약 부실 관리 1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의 ‘의료용 마약의 도난 및 파손사고 현황’ 자료 분석결과 의료용 마약의 도난, 파손사고가 가장 많은 대형병원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10월 초에는 세브란스병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사건 전화를 받는 웃지 못할 헤프닝을 겪기도했다. 당시 술에 취해 폭발물 설치 협박을 했던 피의자는 최근 서대문경찰서에 검거됐다.
이처럼 세브란스병원은 내부와 외부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고, 의료사고와 관련된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는 등 바람잘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존엄사와 관련 사회적 논란을 빚었던 김할머니 유가족과의 소송, 탤런트 박주아 씨 유가족 측과의 소송도 진행중이이서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세브란스병원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연이은 의료사고, 바람잘날 없는 연세의료원
입력 2011-11-18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