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암 사망률 감소 이유 ‘냉장고’ 때문이있네

입력 2011-10-28 09:03
[쿠키 건강] 한국인의 위암 사망률이 지난 25년간 크게 줄어든 것은 냉장고의 보급때문이라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왼쪽) 연구팀과 국립암센터 신애선 박사(오른쪽) 연구팀(박보영 연구원)은 과거 25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한 위암 사망률의 이유는 냉장고의 보급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27일 제시했다.

연구팀은 냉장고 보급 확대에 따라 신선한 야채와 과일의 섭취량이 증가하고 염분의 섭취량이 감소했다는 대규모 생태학적 상관성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Cancer Causes and Control(IF=2.789)’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1983년 이후 2007년까지 우리나라 위암 사망률의 변화 추이와 함께 1979년 이후 한국인 가정의 냉장고 보급률, 1969년 이후 1인당 일일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순차적 상관분석법을 적용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관련 요인과 질병 발생까지의 잠재 기간을 5년에서 15년까지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냉장고 보급율이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위암 사망은 -0.82 내지 -0.97의 상관계수를 보이면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야채의 일인당 섭취량은 위암 사망과 -0.34 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이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일 섭취량은 위암 사망과 -0.89 내지 -0.70의 유의한 상관성을 보였다. 이는 과거 25년간 위암의 사망이 감소하는 현상과 냉장고 보급률이 확대된 것, 이에 따라 채소의 섭취량이 증가한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암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에서 위암의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이유에 대해 그동안 학계에서는 헬리코박터 균의 감염율이 한국인에서 매우 높고 한국인 특유의 짠 음식 섭취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유근영 교수는 “냉장고가 각 가정에 보급되면서 가정 내에서 짠 음식을 먹을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과 더불어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게 된 것이 위암의 발생을 줄어들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근영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보완하기 위해 대도시, 중소도시, 호남지역, 경남지역 주민 205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염분 섭취량과 24시간 소변내 나토륨의 농도를 해당 지역의 위암 발생율 및 사망률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상호간에 양의 상관성을 보여 위암 발생이 짠 음식의 섭취량이 감소되기 때문이라는 본 연구의 가설을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