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수가 협상 결렬되나, 병원협회 3.5% 마지노선 제시

입력 2011-10-17 16:23
[쿠키 건강] 내년도 건강보험수가 인상폭을 놓고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가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 마감일인 17일 자정까지 협상타결이 힘들 전망이다. 특히 병원계는 내년도 건강보험 수가 인상 하안선을 3.5%로 제시하며, 비상대책위 가동 등 협상 결렬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성상철)는 2012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과 관련 ‘3.5% 이하로는 절대 협상할 수 없다’는 강경방침을 정했다고 17일 밝혔다.

2012년도 건강보험 수가계약을 위한 건강보험공단과 협상 마감일은 17일 자정까지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 측은 현재까지 공단측에서 제시한 수가인상안은 최근 몇 년과 달리 마이너스 인상은 아니지만, 병원계가 받아들이기에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 오늘 협상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병원협회는 17일 오전 7시 비상대책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협상 마지노선을 3.5%로 정했으며, ‘마지노선 이하로는 절대 협상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공단측에 통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또 공단측에서 병원협회 제시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없을 경우 오늘 오후 9시 비상대책위원회를 다시 열어 강경투쟁 등 협상결렬에 따른 향후 대책과 행동지침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병원협회 측은 지난해 병원 폐업률이 9.4%로 10%대에 육박하고 올해 환자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정 수준으로 수가가 인상되지 않으면 환자들에게 최소한의 진료를 제공할 기반마져 붕괴될 우려가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병원협회 비상대책위는 “수가인상이 마지노선조차 지켜지지 않으면 사실상 적정진료가 어려워, 결국 그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국민들에게 올바른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수가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의료공급자 내년 건강보험재정 전망도 이견차

특히 병원협회는 건강보험공단과 의료공급자들간의 건강보험재정 전망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이도 협상 결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병원협회에 따르면 공단 측은 올 하반기에 급여비가 증가하는 경향때문에 당기수지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공단에서는 내년에도 건강보험 재정수입 자연증가분(6.4%), 보험급여비 증가율(8.6∼8.8%)을 감안하면 단기 1조10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했따.

건강보험공단은 경기불황과 선거 등의 요인으로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함에도, 노인틀니 등 보장성강화와 선택의원제 시행으로 각각 5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재정지출 요인이 발생했고, 당초 1조5000억원 규모로 파악했던 약가인하 규모도 시행시기에 따라 6∼7000억원밖에 안될 우려가 있어 의료공급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수가인상을 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 등 의료공급자 측은 “공단측의 재정전망은 단기 흑자분을 포함한 누적수지 2조원 이상의 재원을 보험료 인상없이 보장성 확대와 제도변화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그동안 의료공급자들이 감내한 노력을 인정해 최소한 9000억원 규모의 수가인상 범위를 정해 유형별로 협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