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이 무서운 사람들

입력 2011-07-19 14:53
[쿠키 건강] 연일 무더위가 계속돼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는 잠들기조차 힘든 때에도 손발이 저리고 차서 양말까지 신고 자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손발이 차거나 저리는 사람들은 스스로 혈액순환 이상으로 진단해 혈액순환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단순히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이 저린 경우는 드문 편이며 겨울뿐만 아니라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갑고 저리다면 척추나 관절 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환자 스스로의 판단으로 계속 혈액순환 개선제 등을 복용하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척추질환으로 신경 눌리면 수족냉증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갑다고 느끼는 수족냉증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척추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수족냉증과 척추질환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척추뼈 속의 신경이 눌릴 경우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 탈출과 같은 척추질환으로 인해 신경이 눌리면 손이나 발이 차갑고 저리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처럼 척추 쪽에 원인이 있는데 혈액순환 개선제만 먹는다면 척추질환은 방치하게 돼 병을 키우는 셈이 된다.

손 저리면 목디스크

손에 이상증세가 심하게 나타난다면 목디스크나 손목터널증후군, 경추척수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목디스크에 걸리면 목이 결리면서 두통이 동반된다. 증상이 진행되면 손으로 물건을 제대로 집지 못하고 떨어뜨리는 일이 많아져 일반적인 수족냉증과는 증상이 구분된다.

손목 인대가 두꺼워지는 손목터널증후군 역시 손목의 신경이 눌리면서 손이 저리고 감각이 없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심한 경우 잠자는 도중에도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껴서 잠에서 깨는 환자들도 있다.

손 저려 단추 채우기 힘들다면?

경추척수증은 경추(목뼈)에 있는 척수가 압박을 받아 나타나는 신경 증상으로, 특히 손의 근력이 약해지면서 손놀림이 부자연스러워지고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경추척수증은 목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목의 통증도 별로 없고 손 저림 또한 목디스크처럼 심하지 않다. 젓가락질을 하기 힘들거나 단추를 잘 채우지 못하는 등 세밀한 작업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풍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경추척수증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경우 하지까지 증상이 전이돼 보행 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발 저리면 허리디스크

손보다 발에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신경이 통과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게 되는데 이때 다리가 저릴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한여름 불볕더위에도 수면양말을 신거나 토시를 해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환자들이 괴로움을 호소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받아 질환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