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장기복용시 위염·위궤양 예방”

입력 2011-07-19 10:46

가천의대 함기백 교수팀 연구결과… 헬리코박터균, ‘항생제 단독치료’보다‘홍삼섭취 병행’시 개선효과 뚜렷

[쿠키 건강] 홍삼이 위염과 위궤양, 위암 등의 발병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필로리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 소화기내과 함기백 교수(대한암예방학회 회장·사진)팀은 헬리코박터 필로리균으로 인한 만성 위축성 위염환자에게 제균 치료를 시행한 후 홍삼을 추가 치료했을 때가 단순히 제균 치료만 시행했을 때보다 뚜렷한 개선효과를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헬리코박터 필로리균은 특히 위암 발생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위험한 균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헬리코박터 필로리균 감염을 명확한 발암인자(class 1 carcinogen: 제1군 발암인자)로 정의하고 있다. 특히 짜게 먹고 함께 먹는 한국인 고유의 식습관으로 인해 국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중년층 이상에서는 70% 이상이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학계에서는 헬리코박터 필로리균 제균이 위암 발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헬리코박터 필로리균 제균을 위해 사용한 항생제로 인해 내성이 생겨 제균률이 점차 떨어지는 문제와 이에 따른 항생제 오남용의 악순환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최근에는 제균 치료와 함께 식품섭취를 통한 염증제어가 위염 및 위암 억제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험관 내 세포실험이거나 동물실험까지만 진행된 것이어서 임상에 적용하기까지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함 교수팀은 헬리코박터 필로리균으로 인한 중증의 만성 위염환자 76명에게 제균 치료 후 홍삼을 10주간 추가 투여했다. 연구결과, 제균 치료만 시행한 환자보다 제균률이 22.9%(69.4%→92.3%) 상승했다.

또한 8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제균 치료만 한 군과 홍삼을 병행치료한 군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제균 치료만 한 군에서는 44.1%의 환자만 위염유발정도가 개선된 반면, 홍삼을 병행치료한 군에서는 75%의 환자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또 위축성위염의 경우 제균 치료만 한 군에서는 18.5%만 개선된 반면, 홍삼을 병행치료한 경우 42.4%의 환자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났으며, 위축성위염으로 인한 장점막변이는 제균 치료만 한 경우 14.8%의 환자에서 개선효과를 보인 반면, 홍삼을 병행치료한 경우 48.5%의 환자에서 개선효과를 보였다.

함기백 교수는 “고려홍삼을 장기 복용하면 헬리코박터 필로리균으로 인한 위점막 손상을 막음으로써 한국인에게 흔한 위염 및 위궤양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녹차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위암예방효능을 밝힌 것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홍삼 복용을 통한 위암예방 효능을 확실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뉴질랜드 및 태국에서 개최된 국제영양유전체학회에서 발표됐으며, 미국의 국제적인 소화기학회지 ‘Journal of Digestive Disease’ 6월호(논문제목: Nutrigenomic approach to tackle the unpleasant journey to Helicobacter Pylori-associated gastric carcinogenesis)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