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강한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가 지나면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산과 바다 등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더위를 식히며 즐거운 여름 휴가를 보낼 계획에 이미 마음은 휴가지를 향하기도 한다. 모처럼 집과 직장을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다보니 마음은 들뜨기 마련이다. 절제하던 것들이 너그럽게 변하고, 자칫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거사(?)를 맞기도 한다.
이처럼 무방비 상태에서 성관계를 갖거나, 피임의 실패 후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응급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응급피임약은 말 그대로 응급상황에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한 최후의 선택이지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며, 알고 복용하는 것과 맹신에 따른 복용은 차이가 있다고 조언한다.
◇휴가철 피임 준비해야, 응급피임약 맹신은 금물
최근 약품의 슈퍼 판매의 논란이 응급피임약으로 확대되어서 응급피임약을 처방약에서 처방전이 없이도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자는 제약협회의 주장에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그러나 피임교육이 제대로 안된 우리나라 실정에서 임신예방 효과가 떨어지며 고용량 호르몬의 부작용이 있는 응급피임약만을 믿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응급피임약은 임신의 위험성이 있는 배란기에 다량의 호르몬을 복용함으로써 임신을 가능성의 줄여주는 약”이라며 “응급피임약은 계획되지 않은 성교, 콘돔이 찢어졌다든지 피임 방법이 불확실할 때, 강간 등 불시의 성교 후에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말 그대로 1회에 한하여 응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응급피임약은 황체호르몬인 레보놀게스트렐 1.5mg 짜리 1정을 성교 후 72시간내에 복용하는 것으로, 한꺼번에 많은 호르몬은 복용함으로써 배란을 막거나 지연시키거나 자궁내막의 착상을 방해함으로써 임신 가능성을 줄여준다.
응급피임약은 피임성공율이 평균 85%로 실패율은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임신을 완벽하게 예방하지는 못한다 설명이다. 응급피임약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성관계 후 3일 이내에 복용해야 하는데, 24시간이내 복용하면 95%, 48시간이내 복용하면 85%,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67%의 임신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임순 교수는 “응급피임약 복용 후 2~3시간 이내에 토한 경우에는 피임효과가 없으므로 다시 복용하던지 다른 피임법을 사용하여야 한다”며 “응급피임약은 한 월경주기에 단 1회의 성교에 한해 효과가 있으므로 성교시마다 응급피임약을 먹거나 용량을 많이 먹어도 효과가 없고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을 1번 복용한 후에는 다음 생리가 나올 때 까지는 성관계시마다 콘돔으로 피임을 계속하도록 하는 것이 좋고, 다음 생리가 나오면 피임성공율 99%인 일반피임약을 먹기 시작해 확실한 피임을 계속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응급피임약의 부작용으로는 복용 후 토하거나 두통, 어지러움, 무기력, 복통, 이상 출혈이 있을 수 있고 월경도 불규칙해질 수 있다. 만일 월경 예정일에서 1~2주 경과해도 월경이 없을 때는 반드시 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임순 교수는 “확실한 피임을 위해서는 피임실패율이 높고 부작용이 많은 응급피임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바캉스 전부터 미리 피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먹는 피임약은 올바르게 복용하면 99%이상의 높은 피임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리주기를 조절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리통과 생리량을 줄여줘 빈혈을 예방하고,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을 예방하고, 피임약의 종류에 따라서는 여드름이나 월경전증후군의 치료효과까지 있다는 것이다.
콘돔은 성병을 예방하는 이점이 있으나 잘못 사용하면 피임 실패율이 15%에 이르므로 사용 시 찢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최근에는 여성은 먹는 피임약, 남성은 콘돔을 동시에 사용하여 임신과 성병을 동시에 예방하여 서로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피임방법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이임순 교수는 “여름 휴가철 들뜬 기분에 아차하면 생길 수 있는 바캉스 후의 심각한 후유증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바캉스용품 준비보다도 미리 피임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여름 휴가지에서의 올바른 피임법은?
입력 2011-06-30 10:46